▲ 사진=TV조선 캡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국민의힘과의 합당(合黨)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 저는 오늘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에서 멈추게 되었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최종적인 결과에 이르지 못했다”며 “통합을 기대하신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국민의당은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지지층의 확대’를 가장 중요한 통합의 원칙이라고 강조해 왔다. 통합의 목적은 중도와 보수가 연합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 대표는 “하지만 통합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확산해 가기보다는 오히려 상처를 입혔다”며 “단지 합당을 위한 합당 또는 작은 정당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는 “지지층 확대 없이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구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번 대선은 코로나19 판데믹 극복을 비롯한 기후위기, 과학기술혁명, 미-중 신냉전 등 대전환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전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정권교체, 그래서 아주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부패, 독선과 내로남불을 단호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정권교체가 과거 기득권 양당이 반복해온 적대적 대결정치의 도돌이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더 좋은 정권교체’가 되어야 한다”며 “정권교체의 과정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담대한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 국민들께 정권교체가 더 나은 선택이라는 확신을 드려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실용적 중도정당이다. 국민을 통합하고 현재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젊은 세대들을 위한 국가대개혁과 미래 아젠다를 주도해 나가겠다”며 “저와 국민의당, 많이 부족하지만 우리의 대한민국을 위해 해야 할 일을 꿋꿋이 해나가겠다. 새로운 변화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제1야당 국민의힘과 제3정당 국민의당의 합당은 무산됐다. 안 대표는 ‘미니정당’인 국민의당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거물급 장외 잠룡들을 영입한 국민의힘에 ‘흡수통합’될 가능성을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안 대표 역시 여러 명의 국민의힘 대선주자 그룹에 속하게 돼 당 대표인 현재보다 정치적 존재감이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합당 대신 ‘독자 출마(出馬)’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국민의당 측에서는 안 대표의 출마를 위한 ‘당헌(黨憲) 개정’ 이야기를 흘린 바 있다. 안 대표의 독자 출마는 대선 정국에서 본인 위상을 높이고, 뒷날 국민의힘 후보와 야권 단일화를 하는 데 있어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편 안 대표가 국민의당을 자체 플랫폼으로 활용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등 중도세력을 규합해 이른바 ‘제3지대 빅 텐트’를 조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