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 사진=조선일보DB

미국 랜드연구소가 북한 문제에 게임이론을 적용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한반도 상황 관리를 위해 북한 김정은이 궁극적 목표를 신속하게 밝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랜드연구소는 13일 '북한과의 관여: 게임이론의 교훈들(Engaging with North Korea: Lessons from Game Theory)'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3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진짜 의도를 파악해 상황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보고서는 김정은의 최종 목표를 두 가지 잠재적인 상황으로 나눠서 분석했다.

첫째는 김정은이 북한의 통치만 원한다고 가정하면서, 이 경우 김정은이 북한 지도자로 남아 있는 한 주한미군 등에 위협을 느끼지 않고 현재의 상황을 만족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김정은은 자신을 제거하려는 다른 국가들의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북한 내부에서도 자신의 권력에 대한 도전을 막기 위해 엘리트층의 충성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둘째, 김정은의 목표가 북한 주도의 남북통일이라면 자신의 권력과 영향력을 확대하고 영토를 넓혀가고자 할 것이라며, 이 경우 스스로를 방어하고 한미 동맹을 해체하기 위해 역시 핵무기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김정은이 북한의 통치만 원할 경우 미군의 부분 철수가 한반도의 평화를 증진시킬 수 있지만, 김정은이 한반도 전체 통치를 원할 경우 미군 철수가 김정은의 섣부른 판단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게임이론'(game theory)을 적용했다. 게임이론은 상호 의존적이고 이성적인 의사결정에 관한 수학적 이론으로, 최선의 결과를 선택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 지를 예상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입장을 정하는 방식이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북 관계에 다양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게임이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앞서 체결한 세 차례 핵 합의를 모두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미국과 국제 사회가 잠재적 합의를 시행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 시한을 정하고 북한이 이에 따르지 않을 때 발생하는 결과도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이 미국의 제재 해제가 빨리 이뤄지기를 바라지만, 미국은 비핵화를 우선시하는 등 양국의 입장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북 합의에 대해 어느 한쪽에서 상대방이 협상을 지킬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면 협상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미국과 북한이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자간 협력, 특히 중국과 협력하는 것이 북한을 다루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이 북한과 관련해 어떤 전략을 시도하든 중국이 동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고, 한반도에서 미국과 중국의 이익을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