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9월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반대 및 조민씨 입학 취소를 촉구하는 네 번째 촛불 집회에 참가한 고려대생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조국 전 법무장관의 딸 조민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처분을 받은 가운데, 최근 조씨가 학부를 졸업한 고려대 동문들 사이에서도 관련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고려대 동문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고려대 로고와 조씨 얼굴을 합성한 풍자성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고려대 학생들은 해당 커뮤니티에서 조씨가 과거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대 수시 일반전형 합격 수기’ 게시글로 몰려가 ‘성지순례를 왔다’ ‘합격 취소된 것 같은데 수기 내리시나’ 등 비판 댓글을 달았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에 대한 비판 글도 이어졌다. 커뮤니티에는 ‘시위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교육자로서 양심이 있냐’ ‘권력 눈치 보는 것이냐’ ‘총장으로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냐’는 등 조씨에 대한 조치를 미루고 있는 대학 총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 총장은 지난 6월 “2심 판결을 사실관계가 확정되는 시점으로 보고, 허위 입시 서류와 관련한 사실이 확정되면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학생들은 ‘양심적인 결정을 기다린다’며 조씨에 대한 제대로 된 조치를 촉구했다. 고려대 학생들은 앞서 풍자성 게시물인 소위 ‘조려대’ 로고를 공유하며 ‘민족 고대인지, 민초(Min Cho, 조민) 고대인지’라고 학교의 대응 방식을 꼬집기도 했다. 

25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고려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정모씨는 “우리나라는 입시 비리가 굉장히 민감한 부분인데 고려대는 유야무야 하는 태도”라며 “책임 전가를 하기 위해 부산대가 ‘선수’ 칠 때까지 기다린 건데, 여전히 ‘심의위원회가 구성됐다’는 입장만 꺼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씨는 이 신문에 “민족사학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학교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정치권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생각뿐”이라며 “먼저 입학 취소 결정을 내서 선수를 친 부산대에 감사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재학생 강모씨도 “2심 판결이 나는 대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고서 아무런 말 없는 고려대가 부산대의 입학 취소 결정에 이제 와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발표하는 행태가 답답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생명과학대 재학생 이모씨는 “의혹이 나왔을 당시, 조민과 동일한 단과대에 소속된 입장에서 고교 시절 번역한 것만으로 논문의 제1저자가 된 것부터 납득되지 않았다”며 “대부분의 동기가 입학 취소를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