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쇄살인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강호순이 최근 교도관으로부터 ‘인권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강호순은 최근 ‘구치소 내 사고 처리 과정에 대해 정보 공개를 청구했더니 교도관이 협박했다. 직원들의 무고로 조사수용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법무장관과 언론사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편지에서 자신의 옆방에 수감된 성착취물 제작자 ‘박사방’ 조주빈도 누명을 써서 벌을 받았다며 구치소에서 ‘인권 침해’가 횡행하고 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구치소 측은 언론에 “정보 공개 청구를 하면 전화를 못 하게 하는 등 협박을 했다는 강호순의 주장은 확인된 바 없다. 무고에 의해 조사 수용 중에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징벌이 예정돼 있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 측은 “강호순이 규율 위반으로 금치(독거실에 수용하고 접견·서신 등 처우를 일시 제한하는 조치) 20일 처분을 받은 것은 맞으나, 무고와는 무관한 일로 받은 것”이라며 “금치 처분도 2개월간 집행을 유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MBC’ 보도에 따르면, 강호순은 며칠 전 이 매체의 인권사회팀 앞으로 해당 편지를 보냈다. 자필로 쓴 편지지 9장, A4 용지 9장으로 총 18장의 편지를 봉투에 접어 넣었다고 한다. 그는 편지에서 “수용소 안에서 인권침해가 난무하고, 교도관들이 불법을 저지른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긴급 구제 청원을 보냈으니, MBC도 자신의 사정을 꼭 방송해달라”고 요구했다.
1969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난 강호순은 방화(放火)로 자신의 아내와 장모를 죽인 것을 포함, 2005년 10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총 10명을 살해했다. 수원·안산·화성·군포 등 주로 경기 남부 등지에서 외모와 차량을 이용해 여성을 연쇄 납치 후 강간·살해했다. 주부·회사원·여대생부터 공무원에 노래방 도우미까지 강호순에게 희생됐다. 그는 2009년 사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월간조선》 2019년 7월호에 실린 서울구치소 옥중기(獄中記)에 따르면, 당시 ‘2번 방’의 인물로 불렸던 강호순은 교도관에게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운동장에서 만나, ‘당신은 어차피 또 들어올 테니, 에어컨이나 설치해놓고 나가라’고 말했다”며 “롯데의 신동빈 회장은 여기 들어와서 이웃 방에 과자 한 봉지 안 돌리더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