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인권시민연합'과 '전후납북자피해자가족연합회'가 30일 '유엔 국제 실종자의 날'을 맞아 전후 납북자의 존재를 환기하고, 이들을 도울 기금을 마련하고자 '납북자 - 돌아오지 못한 이들' 펀딩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펀딩은 이달 30일부터 내달 27일까지 진행된다.
이 단체들은 펀딩을 통해 조성되는 납북자 사업 기금을 ▲유엔 강제적·비자발적실종에관한실무그룹(WGEID)에 진정서 제출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 및 WGEID 회의 참가 및 지속적인 자료 제공 ▲납북피해자 가족들과 유엔을 방문해 사연 전달 ▲전후 납북자 관련 국제회의 개최 ▲전후 납북자 동영상 제작 포함 홍보 활동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8월 30일 '유엔 국제 실종자의 날'(International Day of the Disappeared)은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독재 권력이 자행한 강제실종에 맞서기 위해 1981년 결성된 '국제 비정부기구 남미실종자가족연맹(FADEFAM)'이 제정한 강제실종자들의 존재를 환기하는 날(Days of the victims of Enforced Disappearance)에서 유래했다.
강제실종이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부 혹은 정부의 동의를 얻은 조직 또는 개인에 의해 체포되거나 억류, 납치, 혹은 모든 형태의 자유가 박탈된 경우를 의미한다. 북한은 내·외국민을 대상으로 강제실종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 특히, 많은 대한민국 국민도 북한 강제실종 범죄의 피해자가 돼 왔다.
북한 강제실종 범죄 피해자인 납북자는 대한민국이나 해외에서 북한에 의해 강제로 납치돼 북한에 억류 또는 거주하게 된 사람을 말한다. 1953년 6·25전쟁 휴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북한에 의한 납치는 계속돼 많은 전후 납북자들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전후 납북자는 납북 어부, 1969년 12월 대한항공 항공기 납치, 납북고교생 등 민간인과 군·경, 해외 납북자 등 총 3835명이고, 516명은 여전히 북한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후 납북자 남정렬씨는 1972년 어선인 유풍호에 승선해 고기잡이 중 북한으로 납치돼 지금까지 행방을 모른다. 그의 남겨진 가족인 남장호씨는 일곱 살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아버지를 평생 그리워하며 힘든 삶을 살아왔다. 유풍호와 같은 많은 고기잡이 선박들이 북한에 의해 납치됐다.
또한 1969년 강릉에서 이륙한 대한항공 항공기가 북한에 의해 상공에서 납치됐다. 당시 여객기에는 민간인 승객을 포함해 승무원까지 51명이 타고 있었다. 66일만에 납북자를 송환받았으나, 비행사와 스튜어디스 등 승무원 4명과 승객 8명, 총 12명은 여전히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북한에 억류돼 있다.
이 단체들은 "납북 범죄는 납북자 및 그 가족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준다"며 "납북자에게는 대개 고문과 감금의 고통이 수반되며, 극심한 차별에 놓이게 된다. 가족은 납북자의 생사와 행방을 알 수 없는 기약 없는 기다림으로 인해 감정적 고통을 겪으며 고문 등 신체적 고통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납북사건이 수십 년 전에 발생했으나, 그동안 납북자들의 송환 노력이나 생사 확인에 있어서 실질적인 조치가 부족했다"며 "납북자 가족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사랑하는 가족의 소식을 알지 못한 채 고통을 겪어왔다. 이들에게 납북은 해결될 때까지 계속되는 현재진행형 범죄"라고 전했다.
이들은 끝으로 "펀딩을 통해 전후 납북자 사업 기금을 모금해 납북 사건 해결에 사용하고 납북 피해자 가족에게 희망을 선물할 수 있다"며 동참을 요청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와디즈' 홈페이지에서 '납북자'를 검색하면 펀딩에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