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송파구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40·50대 여성 2명을 연쇄살인한 강모(56)씨가 2005년 가(假)출소 직후 공범 3명과 함께 여성 30여 명을 괴롭힌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강씨는 당시 유흥비를 벌기 위해 출소 직후인 8월 중순부터 공범들과 함께 서울 관악구, 서대문구, 용산구 등지에서 폭행·협박·납치·강도·강간·날치기·강제추행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칼과 테이프 같은 흉기를 사전에 준비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이어갔다.
강씨 일당은 미용실과 피부관리실을 습격해 피해자들에게 상해를 입히고 금품을 빼앗았다. 새벽에 혼자 차에서 내리는 여성을 흉기로 협박, 차 안에서 성범죄를 저질렀다. 심야에 홀로 차에서 내리는 여성에게 금품을 요구하며 폭행·협박·납치를 자행하기도 했다. 약 40일 동안 강씨 일당이 괴롭힌 피해자는 30명이 넘었고, 금전 피해는 수천만 원에 달할 정도였다고 한다.
강씨 일당의 범죄는 잔혹했다. 피해자의 입을 막고, 눈을 가리고, 팔과 다리를 묶어 결박시킨 다음 무자비한 폭행으로 갈비뼈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특히 강씨는 금품을 빼앗은 뒤에도 격렬히 저항하는 피해자를 강간하는 등 질 나쁜 범죄를 자행했다. 2006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원일 부장판사)는 강씨에게 징역 15년을, 공범 3명에게는 각각 징역 15년, 12년, 10년을 선고했다. 강씨에게 제기된 혐의는 강도상해, 특수강도강간,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 등 총 10개였다.
성범죄를 포함해 전과 14범인 강씨는 1982년 특수절도죄, 1986년 절도죄, 1989년과 1992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절도죄와 1997년 강도강간·강도상해죄 등을 저질렀다. 2005년 보호감호 처분을 받으며 가출소했지만, 상기(上記)한 바와 같이 두 달 만에 집단 범행을 저질러 다시 15년간 수감됐다. 지난 5월 출소한 강씨는 전자발찌를 차고 생활하다 다시 강력 범죄를 저질렀다. 노래방에서 알게 된 40대 여성을 살해한 것. 이후 27일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그는 29일 새벽, 돈을 갚겠다며 지인인 50대 여성을 유인해 살해했고 이날 범행 발각을 우려해 자수했다.
강씨는 31일 서울동부지법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마이크를 걷어차고 발길질을 하는 등 난폭한 행동을 보였다. 이날 오전 회색 모자와 카라티 차림으로 법원에 출석한 강씨는 ‘전자발찌를 왜 끊었나’ ‘범행 동기가 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칠게 항의하며 “보도를 똑바로 해, XX야”라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는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내가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恨)이 된다”며 “사회가 X 같아서 그런 것”이라고 극언(極言)했다. ‘반성은 전혀 하지 않는 거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반성 안 하지, 사회가 X 같은데”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