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이 1일 서울 종로구 역사책방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평전(評傳) 《승부사 문재인》(메디치미디어)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책에 실린 문 대통령의 직설적(直說的) 화법이 화제다.
이날 강 전 대변인의 말과 책 내용 등을 보도한 언론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작년 8월 광화문 집회에 대해 코로나 확산을 우려하며 “몇 명이 깽판을 쳐서 많은 사람의 노력을 물거품이 되게 하다니”라고 격노(激怒)했다고 한다. 해당 집회에 참가했다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유튜버가 치료 시설 음식에 대해 불평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입원해가지고 마치 호텔이라도 들어온 것처럼 비아냥거리는 놀음을 하다니, 세상이 상식 있게 돌아가야지”라며 “지금 밥이 맛이 있느냐 없느냐라니, 한심할 정도네요”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N번방 사건’ 당시 범인들이 미성년자 신체에 ‘노예 문신(文身)’까지 새겼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이게 도대체, 참, 진짜 비열합니다. 세상에...”라며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작년 총선을 앞두고 정무수석에게 “아예 여의도에는 가지 마시라”며 선거와 거리를 두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작년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추행 피소 직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피해자에게) 목숨으로 책임진 건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비판해도 조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문 대통령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 조문을 직접 가진 않았다. 강 전 대변인은 이 같은 내용을 책 초고에 담았지만 최종본에서는 삭제하기로 했다고 한다.
강 전 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지만, 되돌아볼 건 되돌아보고 정리할 건 정리하자는 차원에서, 현실을 ‘착시’가 아닌 ‘직시’하자는 관점에서 책을 썼다”며 “선거 국면이어서 그런지 그간 대통령의 노력을 폄훼하는 주장이 범람하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신뢰 형성이 훼손된 부분에 대응하기 위해 있는 사실만 전달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강 전 대변인은 책 서문(序文)에서 “이 책은 전직 청와대 대변인이 쓰는 ‘코로나 난중일기’이며 보고 들은 것을 서술했다는 점에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같은 ‘코로나 견문록’”이라며 “문 대통령이 어떻게 국가적 위기를 전략적으로 넘어왔는지, 위기를 돌파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의 고뇌, 희로애락을 복기해 담았다”고 밝혔다.
출판사 서평에서는 “코로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노력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대구에 일어난 신천지 사태 종식을 위한 대책 수립과 실행, 코로나 백신의 해외 수입과 국내 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통령의 발 빠른 대처, 문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통화로 국내 진단 키트를 미국에 제공한 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의 빠른 지급을 위한 대통령의 대책 등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지 못했던 활약 등을 소개한다”고 전했다. 책은 오는 10일 발간될 예정이며 분량은 320쪽, 가격은 1만7000원이다.
강 전 대변인은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발발(勃發)하기 시작한 작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 2개월간 청와대 대변인으로 일했다.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비지팅 스칼라로 정치과학을 배운 그는 1992년 《경향신문》 사회부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했다. 이후 정치부를 거쳐 2000년 《중앙일보》로 이직, 정치부/사회부/탐사기획 부문에서 일했다. 《중앙일보》 정치부장, 정치 에디터, 논설위원, 제작 총괄 콘텐츠 에디터 등을 지냈다.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현재 박병석 국회의장 특별보좌관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