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BC 캡처

화마(火魔)가 집어삼킨 보금자리를 떠나 고단한 대피 행렬에 나선 주민들에게 바이올린 한 대가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소방 당국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사우스레이크타호시(市) 전체에 대피령을 내렸다. 산불 ‘칼도르’가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면서다. 주민 2만2000명과 관광객들이 피난길에 오르면서 네바다주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극심한 정체 현상을 빚었다. 모두 꼼짝도 않는 차 안에 갇혀 지쳐가던 그때, 어디선가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이 들려왔다.

AFP통신 등 외신은 이날 피난민들에게 바이올린 연주를 선사한 백발 노(老)신사의 사진을 공개했다. 바이올린을 들고 차에서 내린 멜 스머더스(Mel Smothers·74)씨는 ‘테네시 왈츠’ 등 잔잔한 곡을 켜며 화재로 불안에 떠는 사람들을 달랬다. 그는 1960년 바이올린에 입문해 6년 전부터 길거리나 식당 등에서 정기 공연을 하는 음악인이다. 스머더스는 “차 안에 가만히 앉아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며 “끔찍한 상황에 맞닥뜨린 이들에게 즐거움과 평온함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