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조국의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맨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에 떤 날을 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 쫓기는 적의 무리 쫓고 또 쫓아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 이제야 빛내리 이 나라 이 겨레"
박두진 작사, 김동진 작곡의 '6·25의 노래'다. 과거에는 6월 25일 즈음이면 이 노래를 쉽게 들을 수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들을 수 없다.
반일 감정은 더 심해져서, 젊은 세대가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보다 더 일본을 증오한다. 반면에 6·25전쟁에 대해서는 내용도 잘 모르고, 전쟁을 일으킨 세력에 대한 반감도 별로 없다. 6·25전쟁은 그렇게 잊히고 있다. 미국은 6·25전쟁을 '잊힌 전쟁(Forgotten War)'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6·25가 잊힌 전쟁이어서는 안 된다. 지난해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이해 6·25전쟁을 기억하고, 그 전쟁의 의의를 강조하기 위해 기획된 책이 나왔다.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세상바로보기, 2021).
6·25전쟁의 발발부터 휴전까지 있었던 사건과 주역(主役), 그리고 전쟁 이후의 정체성 형성과 오늘날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가르쳐지고 있는지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총 4부 17장으로 구성됐으며, 제1부는 '6·25전쟁의 주인공들', 제2부는 '6·25전쟁을 둘러싼 기적들', 제3부는 '6·25전쟁을 둘러싼 왜곡된 견해들', 제4부는 '6·25전쟁의 성격과 한국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17인의 전문가가 공동 집필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아버지 故최영섭 예비역 대령이 생전 남긴 '백두산함과 인천상륙작전의 기적'을 포함해 김승욱 중앙대 명예교수(월드뷰 발행인)의 '농지개혁이 6·25전쟁에 미친 영향',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의 '6·25와 역사교과서', 김명섭 연세대 교수(이승만연구원장)의 '6·25전쟁과 정전체제의 탄생', 김성훈 조선펍 기자(이승만기념관 자문위원)의 '런승만이라고? 도망간 놈은 김일성이야!' 등의 글이 수록됐다.
이하는 조평세 트루스포럼 연구위원(북한학 박사)의 추천사 발췌 글.
6·25전쟁은 한국인에게 주로 '동족상잔의 비극'으로만 부각되지만. 사실 이 전쟁은 우리 한반도의 사람들보다 훨씬 더 큰, 인류문명사적인 중대한 의미가 담긴 전쟁이었다. 실제로 2차 세계대전과 같은 참극을 막아보고자 설립됐던 국제연합(UN)에게는 그 유효성을 증명하는 시험대와 같은 사건이었고, 그 푸른 깃발 아래 세계 역사상 가장 많은 국가가 단일 연합군으로 참전하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인들에게 이 전쟁의 위대한 의미는 외면되거나 퇴색되고, 또 왜곡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 전쟁을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이라고 부르곤 하지만, 국가의 체제 정체성이 6.25전쟁으로 인해 형성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대한민국의 국민들조차 그 놀라운 의미를 망각한다는 것은 참으로 심각한 자아상실이 아닐 수 없다. 사실 현재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절체절명의 체제 위기와 정체성 혼란은, 6·25전쟁의 기적 같은 역사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충분히 기억하고 헤아려 감사하지 못한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여기 소개된 6·25의 역사와 의미는 망가진 우리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회복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대한민국이라는 경이로운 선물에 대해 마땅히 감사하게 한다. 감사도 사실 제대로 배워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인류의 적으로부터 전 세계가 나서서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려 지켜낸 대한민국 역사를 헤아리고 감사하는 것은 우리에게 건강한 가치관을 확립하게 한다.
동시에 우리가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이 6·25의 역사가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우리 국민을 인질삼은 북한정권과 공산주의 세력은 여전히 대한민국과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라고 말하는 자학적인 역사 수정주의가 교실과 여론에 난무한다. 조지 오웰의 '1984'에 나오는 전체주의 집권당은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역사를 조작했다.
이럴 때일수록 더더욱 우리 스스로와 우리 자녀들을 위해 올바른 역사관과 세계관을 세우고 지켜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이라는 기적을 이루기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바친 세계인들에 대한 도리이며, 그 기적의 수혜자인 우리 한국인의 인류문명사적 위치이자 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