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각국이 봉쇄 정책을 이어가면서 지난해 공기질이 뚜렷하게 개선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로이터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3일(현지 시각) 발표한 '대기질 및 기후 회보'에서 이산화황,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오존 등 대기 중의 주요 오염물질 변화를 분석한 결과 세계 전역에서 오염물질의 농도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프리카, 남미, 남아시아 전역에서 초미세먼지(PM 2.5)가 최대 40% 감소했으며, 유럽과 북미 일부 지역에서도 오염물질이 소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촌보다 도시 지역에서 주요 대기 오염물질이 극적으로 감소했다.

옥사나 타라소바 WMO 대기환경연구 본부장은 "록다운으로 인해 세계 곳곳의 대기질이 상당히 개선됐다"며 "대부분 대기 중 (오염) 입자 부분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회보에 따르면 지난해 '연료 연소 시 배출되는 유해 질소 농도'와 '아시아 대기 중의 초미세먼지'는 2015∼2019년과 비교해 각각 70%, 4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화탄소 수치는 남미에서 가장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모그에 둘러싸여있던 에베레스트산을 카트만두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아시아의 대기질이 개선됐다. 

WMO는 코로나19 록다운으로 인해 일시적인 대기 오염물질 감소가 나타났지만, 여전히 세계 각지에서는 대기질 기준을 능가하는 수준의 오염물질이 규칙적으로 배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패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코로나로 인해 일시적으로나마 대기의 질이 전례없이 개선됐다"면서도 "이는 기후 변화 등을 대신할 수 있는 지속적인 대처 방법이 아니다"고 했다.

타라소바 소장도 "이러한(록다운) 조치가 주요 오염물질에 미치는 영향은 오래가지 못한다"며 "이동을 제한하는 대책은 거리에 자동차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즉시 대기질 개선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차가 도로로 돌아오면 다시 대기질이 악화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기질은 매우 복잡하다"며 "호주 산불, 시베리아와 미국의 바이오매스 연소, 사하라 사막에서 대서양을 넘어 북미로 불어온 모래 폭풍인 '고질라 효과' 등이 지난해 대기질에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