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군 유해발굴단이 6·25전쟁 전사자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굴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6·25전쟁 최대 격전으로 꼽히는 다부동 전투에서 전사한 유해가 발굴돼 70년만에 유족에게 전달됐다.

9일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유가족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는 6·25전쟁 당시 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쳤으나 수습되지 못한 채 산야에 잠들어 있는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행사이다.

귀환행사는 고인의 참전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설명, 신원확인통지서 및 '호국의 얼 함(函)' 전달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에 귀환한 고(故) 장채호 하사는 2000년 5월 경북 칠곡 망정리 숲데미산에서 국유단과 육군 50사단 장병들에 의해 수습됐다.

지금까지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2000년 4월 유해발굴을 시작한 이후 총 170분이고, 올해는 13분의 신원이 확인됐다.

고 장채호 하사는 1929년 2월 8일 전북 남원시 대강면에서 5남 5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당시, 고인은 농사일을 도우며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던 중 6·25전쟁에 참전해 22살의 젊은 나이로 51년 8월, 다부동 전투에서 전사했다.

고인이 참전했던 다부동 전투(1950년 8월 3일 ∼ 8일 29일)는 경북 칠곡군 가산면에서 북한군의 공세를 성공적으로 막아낸 6·25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전투이다.

고인이 소속된 국군 1사단은 낙동강 일대에 주 방어선을 형성하고 북한군을 저지하는 방어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특히, 이 지역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모티브가 됐던 고 최승갑 하사(2000년, 유해발굴사업 시작 후 첫 신원확인)가 발굴된 지역이기도 하다.

고인의 신원확인은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인의 남동생 장상호(81)씨는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했고, 유해와 비교한 결과 형제 관계임이 밝혀졌다.

국유단은 전사기록과 다수의 유해가 발굴된 지역 전사자의 병적자료 등에 대한 종합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과거 다부동 지역에서 전사한 유해 2구에 대한 신원을 최근 8월에 확인했다. 고 황부연 이등중사(2010년 3월 3일 발굴)와 고 노승한 하사(2017년 5월 10일 발굴)의 유해였다.

장상호씨는 "형님의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 너무 기쁘고 찾아주신 관계자 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평소에 현충원에 모시고 싶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컸는데 이번에 신원이 확인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