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학동 붕괴 참사와 관련된 각종 비위 위혹을 받는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이 해외 도피 행각을 마치고 자진 귀국하던 중 공항에서 체포됐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문씨는 미국 시애틀에서 11일 오전 6시 20분 비행기에 올라 오후 6시 1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경찰은 변호사법,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으로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으로 문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또 그가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와 통장 등 소지품을 압수했다.
경찰은 문씨를 광주서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압송해 이날 오후 10시 17분쯤 입감했다. 문씨는 인천공항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찰서 입구에서 대기하던 수많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빠른 걸음을 재촉해 유치장이 있는 본관 건물로 들어갔다. 방호복 차림에 양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문씨는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 발생 나흘만인 지난 6월 13일 미국 시애틀로 출국했다가 석 달만에 귀국한 것이다. 문씨가 체포되면서 경찰의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뤄진 문씨의 업체 선정·재개발 비위 분야 수사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문씨는 철거건물 붕괴 참사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업체들로부터 공범과 함께 수억원의 금품을 받고 업체선정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씨는 붕괴 참사가 발생한 학동 4구역 재개발정비사업 비리 전반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문씨가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철거업체 3곳과 기반시설정비업체 1곳 등 4개 업체로부터 브로커 A씨(73)가 받은 수억대 리베이트를 나눠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철거 업체 선정 과정에서 금품을 나눠 받고 알선에 개입한 공범을 우선 구속하고 수사를 이어갔다. 업체 선정·재개발 비위 분야에서 18명을 입건(1명 구속)했다.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과 관련한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문씨의 신병 확보로 본격적으로 원청, 조합, 하청업체 관계자 등의 불법 행위와 각종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공사 현장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