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세계 저명 과학자들이 일반 대중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 소속의 과학자들은 13일(현지 시각)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에 이 같은 내용의 전문가 리뷰를 게재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C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현재 증거들은 심각한 질병에 대해 높은 효능이 유지되는 일반 대중에겐 부스터 샷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팬데믹 와중인 지금 단계에서 (일반 대중까지) 부스터 샷을 확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결론 냈다.

과학자들은 실제 접종에 대한 관찰 연구나 임상시험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그 어느 것도 (코로나19) 중증에 대한 보호가 상당히 약해졌다는 믿을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부스터 샷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아직 공급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나눠줄 것을 권했다. 이것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란 조언이다.

이들은 또 너무 빨리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할 경우 심근염과 같은 백신의 희귀 부작용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부스터샷은 면역 체계가 약해 기존 2회 접종만으로 충분한 면역반응을 생성하지 못하는 일부 경우에 한해 접종해야 한다고 이들은 권고했다.

다만 FDA와 WHO의 과학자들은 백신으로 생성한 면역력이 앞으로 약화하거나 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경우 언젠가는 일반 대중에 대한 부스터샷이 필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번 리뷰에는 매리언 그루버 FDA 백신연구심의실장과 필립 크로스 부실장, 숨야 스와미나탄 WHO 최고과학자,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 아나 마리아 에나오-레스트레포 WHO 백신연구개발 담당 등이 참여했다.

주요 선진국들이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하고 미국도 일주일 뒤부터 부스터샷 캠페인에 나설 계획인 가운데 나온 최고 전문가들의 이런 주장은 부스터샷 필요성에 대한 논란을 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루버 실장과 크로스 부실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부스터샷 계획 강행에 반발해 연내 사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