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민간 사업체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화천대유 및 자회사격인 천화동인 1호 소유주 김만배씨의 지분 상당 부분을 차명 소유하고 있다"는 대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정 회계사는 김씨와 유 전 본부장 등과 대화한 녹취록을 서울중앙지검에 최근 제출했다. 정 회계사는 2019년부터 화천대유 핵심 관계자와의 대화 내용을 녹음하기 시작했다. 녹취 파일은 총 19개로, 이 녹취록에는 초기 자금 조달 관계, 수익 배분 구조, 로비 대상 및 액수에 대한 자세한 정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오늘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에게 퇴직금 조로 지급된 50억 원과 관련한 내용도 이 녹취 파일에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법조인 등 유력가들에게 지급될 이른바 '50억 클럽'에 대한 대화도 나온다고 전해진다.
이 매체는 "녹취록에 담긴 내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지분 중 상당 부분을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라며 "김씨가 배당받은 1000여억 원 중 상당액이 유 전 본부장에게 지급되는 구조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매체에 "녹취록에는 천화동인 1호 소유주로 알려진 김만배씨의 지분을 유동규 전 본부장이 차명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인·허가 부분을 맡은 사람이 유 전 본부장이다. 차명 소유한 지분을 통해 자기 몫의 수익금을 챙겼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대장동 게이트 태스크포스 관계자도 해당 매체에 "대장동 개발사업에 관여한 내부자들이 '천화동인 1호의 수익은 사실상 유동규 몫'이라고 제보했다"며 "계약서 조항에 없는 이런 수익 배분을 두고 내부 인사 간 마찰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이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면, 인·허가권을 쥔 성남시가 대규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구조를 짜면서 민간기업에 특혜를 준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게 된다"며 "이와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유 전 본부장은 물론 성남시 공무원들도 배임 혐의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지사 역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