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구속된 이른바 ‘대장동 키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공) 기획본부장의 과거 석사학위 논문에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지사의 이름이 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야권에서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된 유 전 본부장을 놓고 ‘이 지사의 측근’이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유 전 본부장과 이 지사 측 모두 서로 “측근이 아니다”라며 부인하고 있다.
《조선펍》이 7일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사이트 ‘RISS’에서 검색한 결과,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5월 단국대 부동산·건설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을 제출했다. 세부 전공은 건설 관리 및 재료·시공 등을 공부하는 건축시스템경영학과. 논문 제목은 ‘노후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 변화 및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 - 경기도 성남시를 중심으로’. 유 전 본부장은 해당 논문의 ‘결론-연구 결과’ 부분에서 “본 연구는 기존 노후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의 변화 과정을 분석하여 성남시 지원 제도와 분당 지역 리모델링 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였고, 이를 통해 현행 제도의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2011년부터 단국대 대학원을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5월 27일 해당 논문 마지막 장에 쓴 ‘감사의 글’에서 지도교수, 대학원 동기·선후배, 조언자 등 지인과 가족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거론하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동안 본 논문이 완성되기까지 학문적인 체계와 가치로 지도해주신 ○○○ 교수님께 먼저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그리고 지난 3년간의 학위 과정에서 깊고 높으신 학식을 바탕으로 헌신적인 지도를 아끼지 않으셨던 ○○ 교수님, ○○○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더욱 감사한 것은 특별한 관심과 애정으로 리모델링의 괄목한 성장을 이끌어 내시며, 본 논문이 완료되도록 지도해주신 성남시 이재명 시장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적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해당 글에서 당시 김용 성남시의원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분당 지역 리모델링의 발전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김용 의원님을 비롯한 시의회 의원님들께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용 전 시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성남분당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과 경기도청 대변인을 거쳐 현재 이 지사 대선캠프 총괄부본부장을 맡고 있다.
과거 정보통신업체와 건축사무소 등에서 일했던 유 전 본부장은 2008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모 아파트단지 리모델링 조합장을 지내며 당시 변호사였던 이 지사와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2009년에는 수도권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추진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했고, 이 지사가 2010년 성남시장에 출마했을 당시 조합장 신분으로 지지에 나섰다. 이 지사가 시장에 취임하자 인수위 도시건설분과 간사를 거쳐 성남도공의 전신(前身)인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사장 직무 대리), 경기관광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성남도공 사장 직무 대리로 재직할 당시 대장동 사업을 설계·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언론에서는 유 전 본부장과 이 지사가 과거 여러 행사에서 동석한 장면이나 유세·수행한 사진 등을 공개·보도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이 이 지사 관련 얘기를 하며 ‘남들에게 무언가 행세하려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취지의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야당 측이 공개한 이른바 ‘대장동 원주민’ 녹취록에는 과거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주민들에게 “내 말이 이재명의 말이다”라고 호언했다는 증언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