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인영 통일장관을 상대로 간첩들이 활개 치는 우리나라 안보 현실에 대해 우려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안보 태세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고(故) 황장엽 노동당 비서가 말한 이른바 ‘고정 간첩 5만 명 활동설’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그동안 북한을 지원하는 와중에 북한은 수많은 간첩과 한국을 무너뜨리라는 지령을 내려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전통 우방인 미국·일본과 결별하고 문재인 정부보다 더 친북(親北)·친중(親中)으로 갈 것”이라며 “정권이 바뀌지 않고 이대로 가면 자유대한민국을 북한에 바치는 것이 아니냐”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자 국감장에 동석(同席)한 민주당 의원들이 즉각 반발했다. “말을 가려 하라” “아무 말이나 하나”라고 비난하면서 국감장이 어수선해졌다. 

이인영 장관도 김 의원의 발언을 받아쳤다. 그는 “북한 고정 간첩 5∼6만 명이 암약하고 있다는 표현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완전히 비상식적이고 몰상식적인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친북적인 측면보다는 주변국 정세를 훨씬 감안하며 매우 실용적으로 접근한다”고 옹호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제가 (고정간첩 5만 명 활동설을) 임의로 만든 것도 아니고 황(장엽) 비서의 말을 인용했고, 많은 국민이 그 이상의 간첩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경각심을 갖고 잘 살펴보라는 것이었다”며 “의원에게 몰상식하다는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 장관은 “김 의원이 몰상식하다고 한 것이 아니라 (고정 간첩) 5∼6만 명이 활동한다고 판단하는 것에 대해 비상식적이고 몰상식하다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