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차기 경기지사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남욱 변호사의 처남이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오산 지역 사무실 비서라는 사실을 밝혔다. 다만 ‘남욱 처남’이 비서로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일각에서 대장동 등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는 단호히 반박했다.

안 의원은 이날 남 변호사를 향해 쓴 편지에서 “당신의 처가가 있는 오산시 국회의원 안민석이다. 나에게 당신은 일면식(一面識)도 없는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사람”이라며 “나는 대장동 사태가 터진 후에야 처음으로 남욱 변호사 당신의 존재를 알았고, 또 며칠 전에서야 나의 오산 지역 사무실 비서가 당신의 처남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라고 놀라워했다.

안 의원은 “당신의 처남은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다. 그는 예의도 바르고 듬직한 비서”라며 “좋은 세상 만들겠다는 건강한 꿈도 가진 청년이다. 그런데 남욱의 처남이라는 이유로 언론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좁은 오산 지역 사회에서 떠도는 흉흉한 소문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최근 몸무게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그가 남욱의 처남이라는 이유로 비난받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연좌제도 사라졌는데 매형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다면 억울할 것이다. 주위에서는 내가 부담을 털어버리려면 비서를 그만두게 해야 한다는 충고도 있지만 나는 도의(道義)에 어긋난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남욱씨! 매형이 행한 부도덕한 일로 고통받고 있는 당신의 처남이자 나의 비서에게 사과하라”며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도깨비 장난처럼 구설에 휘말린 나에 대해서도 공개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지 당신의 처남이 나의 비서라는 이유만으로 국힘으로부터 오산 운암뜰 개발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언론들과 일부 지역민들이 아무런 근거 없이 매도(罵倒)하고 있다”며 “비리가 있다면 돈 먹은 자는 따로 있을진대, 운암뜰 개발 과정의 특혜와 비리를 경계하고 비판해온 내가 얼토당토않게 생면부지의 당신과 엮여 의심을 받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운암뜰 특혜 비리를 묵인하며 개발에 찬성한 오산의 국민의힘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그런데도 국힘에서는 남욱-안민석-이재명을 연결시키는 황당한 소설도 쓰고 있고, 윤석열 후보의 김병민 대변인은 방송에서 인과관계도 없는 저급한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이고 있다. 종국에는 이재명 후보를 흠집 내보겠다는 악의가 있다고 보인다”며 “남욱의 처남이 나의 비서라는 사실은 운명이다. 이제부터 대장동 전투에 참전하여 권력형 토건 비리의 판도라 상자를 열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대장동 오징어 게임의 VIP가 누구인지 당신은 알 것이다. 남욱씨, 당신의 부친 남정과 곽상도의 관계도 파악했다”며 “2014년 경기남부경찰청과 수원지검에서 조사받던 남욱 당신의 부실수사 배후가 누군지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경찰 수사를 지휘하던 성남지청이 아니라 수원지검으로 남욱 당신의 수사를 넘긴 검은 손의 큰 힘도 잘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5년 9월 정윤회의 집사이자 최순실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를 화천대유 고문에 누가 추천했고, 그가 왜 고문에 들어왔는지도 당신은 알 것이다. 당신이 밝히지 못하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말들을 움직인 VIP의 실체는 누구인가”라며 “대장동 VIP가 이재명 후보가 아니라고 사실대로 분명히 말하기 바란다. 더 추한 모습으로 심판을 받기 전에 당신 때문에 비리 정치인으로 억울하게 비난받고 있는 나와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앞서 21일 민주당 토건 비리 진상 규명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도 “수일 전 지역에서 소문을 듣고 그 비서에게 조심스럽게 전화해 ‘자네 매형 이름이 무엇인가’ 물어 매형이 남 변호사인 것을 알게 됐다”며 “남욱 변호사의 처남이 제 지역사무실 비서로 있다. 이게 무슨 신의 장난인가, 운명의 장난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참 묘한 그림이 그려질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아무리 해명한들, 오해를 벗기 위한 가장 정확한 방법은 김병욱 TF 단장을 도와서 (대장동 의혹) 진실 규명에 힘을 보태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