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1일부터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 단계로 접어드는 가운데, 선진국과의 정책 비교를 통해 개선안을 제시하는 보고서가 발간돼 눈길을 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 이하 대한상의)는 25일 ‘주요국의 위드 코로나 정책 비교 보고서’를 발간, 우리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영국·미국·호주·덴마크·이스라엘·싱가포르’ 6개국의 거리 두기 규정과 백신 패스 정책을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보고서에서 “영국은 올해 2월 정책 로드맵 수립 시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고 예측할 수 있도록 단계별 전환 날짜를 조정 기준(milestone)으로 삼았다. 날짜는 입원율, 사망자 수 등 코로나 진정 상황을 고려해 결정됐다”며 “비(非)필수 소매점·미용실 등의 영업을 재개하는 2단계도 계획대로 4월에 추진됐다. 영국은 7월 19일을 ‘자유의 날(Freedom day)’로 선언하고, 실내외 모임 제한·영업 제한·실내 마스크 의무화 규정을 전면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는 “호주 시드니주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스주는 16세 이상 백신 접종 완료율을 기준으로 삼아 거리 두기 규정을 단계적으로 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접종 완료율이 70%가 넘으면 자택 방문은 10인·실외 모임은 30인까지 허용하고, 80%가 넘으면 자택 방문 20인·실외 모임 50인까지 허용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는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코로나 대응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해외 대비 현저히 낮다. 일상 회복 로드맵에 단계 조정 기준·단계별 방역 조치 등 세부 사항을 담아 국민들의 불안감을 낮추고 단계별 완화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의 피해는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정부 지원책이 조만간 종료될 예정이다. 완전한 일상 회복으로 돌아갈 때까지 코로나 대응 위해 마련됐던 긴급 지원 정책을 유지하거나 단계적으로 종료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한상의는 “미국은 피해 지원책을 병행해 나가고 있다. 지난달 코로나19 경제적 피해 재난 대출(EIDL) 프로그램의 대출 한도를 높이고, 대출금 사용 용도를 확대하는 등 중소기업에 대한 저리융자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어 “호주처럼 접종 완료자만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하면, 국가가 미접종자를 차별하고 백신 접종을 강요한다는 반감을 갖게 할 우려가 있다”며 “임신, 기저질환 등으로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사람들의 이동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덴마크처럼 접종 완료자 뿐만 아니라 완치자·음성확인서 소지자까지 발급 대상을 확대하는 등 ‘백신 패스’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세부 사항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이어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의 전환은 단순한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코로나19의 충격을 받은 우리 경제·사회가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활 방식·소비 행태·경영 방식에 부응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