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된 가운데, 대선 본선(本選)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있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영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가(政街)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복귀해 야권의 대선 지휘를 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랜 정치적 내공으로 ‘여의도 차르’로 불리며 여야(與野)를 가리지 않고 막후에서 ‘실력 행사’를 해온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캠프’의 좌장(座長)이 되는 데는 두 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 첫째, 김 전 위원장의 요구대로 현 대선캠프의 인적 구성을 전면 개편하고 전권(全權)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 둘째, 현재 캠프 구성원의 반발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윤캠’에 미치는 김 전 위원장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언론 보도가 최근 나오기도 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 비서실장으로 당초 장제원 의원이 거론됐지만 김 전 위원장 등으로부터 ‘비토론’을 제기받아 권성동 의원으로 교체됐다는 것이다. 또한 윤 후보가 경선에서 최종 승리를 거둔 지난 5일 밤 서울 모처에서 김 전 위원장부터 만났다고 한다. 회동 당시 김 전 위원장은 “경선캠프 때와는 다른 방향성을 가진 선대위를 구성했으면 한다”고 윤 후보에게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8일 ‘채널A’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된 ‘신동아 창간 90주년 대담’에서 “캠프에 모이는 사람들을 ‘자리 사냥꾼’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런 사람들을 제대로 선별하지 못하면 후보의 당선에 문제가 있고 당선이 된다고 해도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당심(黨心)에선 상당한 격차로 이겼지만 일반 여론조사를 보면 11% 가까운 차이로 졌다. 그러면 그게 뭘 의미하는지 깨닫고 어떤 형태의 선대위 구성을 할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윤캠 내부에서 ‘김종인 견제론’이 부상하고 있다며 다른 시각을 내놓기도 한다. 윤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김 전 위원장을 종종 접촉하며 정치적 조언을 구했다지만, 본선 캠프 실세로 군림(君臨)하려는 그의 행보에 후보 본인과 측근 그룹이 부담스러워한다는 것. 따라서 캠프 핵심 세력이 ‘김종인 대항마’로 권영세 의원과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등 야권 중진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설이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0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 좀 올랐다고 (캠프 내에서) 권력 다툼이 일어나는 듯”이라며 “윤캠(윤석열 후보 캠프) 내의 구(舊)세력들이 본격적으로 견제를 시작했다”고 평했다. 진 전 교수는 “이준석을 내치고 김종인을 막아 자기들 맘대로 하겠다는 생각”이라며 “이제부터는 후보의 정치적 판단과 역량에 달렸다”고 조언했다.

윤석열 후보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권성동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선대위 구성에 대해 “김종인 전 위원장을 필두로 여야를 막론하고 의견을 구하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김 전 위원장과는 경선 과정에서 많은 조언을 받았다. 의견을 경청할 생각을 갖고 있고, 조만간 찾아뵈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견제’를 위해 김병준을 만난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는 “지나친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권 의원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나 김병준 전 위원장은 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큰 역할을 하신 분이고 많은 지혜와 경험을 갖고 있다”며 “그런 분들이 선대위에 합류한다면 선대위 무게가 커질 것이고, 그분들의 경험과 지혜를 빌려 국민에게 다가가는 체제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