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여야(與野) 대선 구도가 ‘이재명 대(對) 윤석열’로 흘러가는 가운데, 선대위 구성 등 대선 조직 출범 과정에서 양당(兩黨) 내부로부터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특히 대선 후보의 발언과 행보만 연일 언론에 부각되고, 정작 당 조직은 ‘기강 해이’ 등으로 인해 후보를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지원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이른바 좌우(左右) 진영에서 ‘막후(幕後) 실력자’로 불리는 정치인들이 자당(自黨)에 뼈 아픈 고언(苦言)을 전하기에 이르렀다. 한때 대권 잠룡(潛龍)이었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바로 그들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마포포럼 사무실에서 열린 비공개 포럼 모두 발언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분열의 리더십’을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고 작심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도왔거나 앞으로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겠다는 당원들을 ‘파리 떼’ ‘하이에나’ ‘거간꾼’으로 매도했는데 선거에 도움이 되겠는가”라며 “두 사람의 표현대로라면 파리 떼나 하이에나가 되지 않으려면 윤 후보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두 명은 제 질문에 답해 달라”고 쏘아붙였다.

김 전 대표는 “후보가 훌륭해서 대통령에 당선돼야지 ‘제3자가 잘해서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말을 듣겠다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며 “대선에서는 후보의 활동이 선거운동의 90%를 차지하는데, 당 대표와 선대위원장이 따로 스피커를 갖고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선거의 초점을 흐리게 하고 혼란을 야기해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어 “대선은 후보가 돋보이도록 모두 뒤에서 자신을 낮추거나 숨겨야 한다”며 “후보 이외의 다른 인사가 나서면 선거를 망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양정철 전 원장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민주당 영입인재·비례대표 의원모임 비공개 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에 임하는 태세가 “저쪽(국민의힘)과 너무 대비된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위기감이나 승리에 대한 절박함, 절실함이 안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양 전 원장의 발언은 동석한 신현영 의원이 기자들에게 대신 전한 것이다.

양 전 원장은 간담회에서 이성복 시인의 시 ‘그날’의 한 대목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를 읊으며 “우리 당 현실을 한 마디로 얘기한다”고 빗대었다. 그는 “의원들의 한가한 술자리도 많고, 누구는 외유(外遊) 나갈 생각 하고, 아직도 지역을 죽기 살기로 뛰지 않는 분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라며 “대선이 넉 달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이렇게 유유자적(悠悠自適) 여유 있는 분위기는 우리가 참패한 2007년 대선 때 보고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양 전 원장은 “후보만 죽어라 뛰고 있다. 책임 있는 자리를 맡은 분들이 벌써 마음속으로 다음 대선, 다음 대표나 원내대표, 광역 단체장 자리를 계산에 두고 일한다”며 “탄식이 나온다. 과거 한나라당이 천막 당사를 하던 마음으로, 후보가 당내 비상사태라도 선포해야 할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현재 우리 당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 중요한 분수령”이라며 “앞으로 서너 주가 향후 석 달을 좌우한다. 그 석 달이 향후 5년을 좌우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