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투아니아에 신설된 대만 대표부 공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에릭 황과 동료들. 사진=대만 외교부 홈페이지

대만이 중국의 강력한 견제에도 18일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 외교 공관을 개설했다. 

유럽에 대만 공관이 신설된 것은 18년 만으로 양국이 지난 7월 빌뉴스에 '차이니즈 타이베이' 대신 '대만’(Taiwan)'이라는 명칭으로 대표부를 설치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리투아니아 주재 대만대표부가 18일 공식 운영을 시작한다"며 현재 라트비아 주재 대만 공관 책임자인 에릭 황이 대표부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가브리엘리우스 란드스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교장관은 "리투아니아는 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와 더 긴밀한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며 "최근 호주에 대사관을 열었고 한국에도 열 예정이며, 향후 대만에도 대표부를 설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세계에는 단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양도할 수 없는 중국 영토의 한 부분"이라며 "리투아니아 측에 잘못된 결정을 즉각 바로잡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리투아니아 정부는 중국 측의 강력한 반대와 거듭된 만류를 무시하고 소위 '대만대표부' 설치를 승인했다"며 "중국 정부는 이 극히 터무니없는 행위에 강력한 항의와 확고한 반대를 표명하며 이후 벌어질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리투아니아 측에 있다"고 경고했다.

대만은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들과 사실상 대사관 역할을 하는 무역대표부를 설치하는 비공식적 외교 관계를 맺고 있으며, 정식 외교 관계를 수립한 나라는 15개국뿐이다. 리투아니아에 대만대표부 설치는 발트해와 중부 유럽 일부 국가들이 중국의 반대에도 대만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리투아니아는 지난 5월 중국과 중·동부 유럽 국가 간의 '17+1 협력체'에 대해 "분열적"이라고 평가하며 탈퇴를 선언했고, 체코와 슬로바키아 역시 대만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만 정부 대표단이 슬로바키아와 체코, 리투아니아를 방문해 중국이 반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