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BC 캡처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민간사업체 화천대유·천화동인 소유주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9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66·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10일 새벽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7시 30분경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인근 주민이 유 전 본부장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 10분경 유 전 본부장 가족은 실종 신고를 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유서를 남긴 뒤 새벽 2시경 자택 아파트 단지를 걸어나가는 모습이 CCTV 화면에 포착됐다. 유서의 내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자택에서 약 200m 떨어진 아파트 단지 화단이다. 경찰은 CCTV에서 유 전 본부장이 해당 아파트로 올라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에 이어 ‘성남도개공 2인자’라는 뜻의 ‘유투(two)’로도 불린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8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한강유역환경청 로비 명목으로 2억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은 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뇌물) 혐의로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유 전 본부장은 포천도시공사 사장 사직서를 비서실 직원에게 맡기고 퇴근했다. 사장직 임기는 내달 7일 종료될 예정이었다. 관련 의혹을 부인해온 유 전 본부장은 오는 14일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로 돼 있었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 인척이자 아파트 분양업체 대표 이모씨로부터 로비 자금을 조달한 후, 서울의 모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정 회계사가 유 전 본부장에게 2억 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은 대장동 사업 환경 영향 평가에서 일부 지역을 보전 가치가 높은 1등급 권역으로 지정했다가 이후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불행한 일에 대하여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