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전 세계 110개국 정상들을 초청해 화상으로 개최한 첫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우려스러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을 포함해 민주 국가들의 절반이 최근 10년간 민주주의에서 후퇴했다"며 "이는 한층 복잡하고 공동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세계적인 도전과 맞물려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듯 "독재자들은 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힘을 키우고 억압적인 정책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민주 진영의 공동체로서 하나로 통합하는 가치를 옹호해야 한다"며 "정의와 법치, 의사표현과 집회, 언론과 종교의 자유, 개인의 인권 존중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 세계 차원의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4억 2440만 달러(약 4천99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제14차 발리민주주의 포럼에서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민주주의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태도가 있음에도 어떤 이들은 서구식 민주주의만이 정답이라고 믿고 다른 국가의 민주주의에 선을 그어 정치체제와 이념적 논쟁을 도발, 분열을 조장한다"며 "이는 세계 협력에 반하는 진정한 민주주의 아닌 사이비민주주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앞서 중국과 러시아 양국의 주미 대사는 지난달 말 공동 기고문에서 이 회의가 "전형적인 냉전적 사고"라며 미국을 향해 대립과 선동을 멈추라고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