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갖고 미국의 지원 원칙을 재확인했다.
백악관은 회담 후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공격적 행동에 대해 미국과 유럽 동맹들이 갖고 있는 깊은 우려를 거론했다"며 "추가적 군사 개입이 발생하면 미국과 우리 동맹들이 강력한 경제적 조치와 다른 조치들로 대응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완정에 대한 미국의 결의를 재확인했고 "우크라이나 없이 우크라이나에 관한 결정이나 논의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두 정상은 러시아와의 분쟁을 해결하는 데 외교가 최선의 길이라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 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면 전례 없는 강한 경제적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배치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것은 테이블 위에 있지 않다"며 "우리는 나토 동맹국들에 대해선 그들이 공격받으면 나토 조약 제5조(집단방위의무)에 의해 개입해야 할 도덕적·법적 의무가 있다. 그 의무는 나토 밖으로 확장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기에 군사 대응은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통화 후 "미국 대통령은 내게 푸틴과의 협상 내용에 대해 알려줬다"며 "우리는 또 돈바스(친러 성향의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교전해 온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갈등을 해결할 가능한 형식들을 논의하고 우크라이나 내부 개혁의 경로도 다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나토 회원국 중 러시아와 가까운 동부의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체코, 루마니아, 불가리아를 포함하는 '부카레스크 나인' 그룹 정상들과도 통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