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인권의 날(12월 10일) 73주년을 맞아 10일 저녁 7시 서울 동작구 아트 나인 영화관에서 '사부작이 묻고 지성호 의원이 답하다'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조선펍

세계인권의 날(12월 10일) 73주년을 맞아 탈북민 권익과 북한인권 문제, 통일 정책에 관해 논의하는 대담이 열렸다. 10일 저녁 7시 서울 동작구 아트 나인 영화관에서 열린 '사부작이 묻고 지성호 의원이 답하다' 간담회. 

이날 간담회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적응해가는 탈북민의 모습을 담은 다큐 영화 '더 도어: 탈북민의 남한 민주주의 정착기' 시사회를 앞두고 진행됐다. 북한인권단체 '북한발전연구원'이 주최하고 지성호 의원실(국민의힘)이 주관했으며, 북한인권단체들과 남북청년 90명, 서울중앙의료원, NDI(국제민주연구소), IRI(국제공화연구소) 등 유관기관과 BBC, NHK, VOA 등 해외 언론들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남북청년 팟캐스트 '사부작'이 지성호 의원에게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사부작 팀과 지성호 의원이 나눈 일문일답.

- 탈북민을 위한 입법 활동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뭔가요.

"NGO단체를 운영할 때는 북한인권에 중점을 뒀는데, 국회에 들어온 이후엔 북한인권 문제뿐 아니라 한국에 들어온 3만 4000여 명 탈북민의 권익과 생계를 위한 입법·지원 활동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 현재 진행 중인 활동에는 무엇이 있나요.

"탈북민의 권익 보장과 생계 지원을 위한 입법 활동을 해왔습니다. 관련해서 5개 법안이 통과됐고, 입법 진행 중인 법안이 4개 더 있습니다. 탈북민의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인 면뿐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입니다. 북한에서의 삶 자체가 트라우마로 남아 있고,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고 어렵죠. 탈북민의 심리적인 면을 도울 수 있는 입법·지원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탈북민은 북한에서 살면서 법의 도움을 받지 못했기에 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피의자가 되기도 하죠.  탈북민이 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전담변호사제 도입을 통일부와 소통 중입니다.

혼자 오신 탈북민은 사망 시 무연고자가 되는데 재산을 일정 기간 정부가 가지고 있다가 국가에 귀속하게 됩니다. 통일 후 또는 향후 가족이 탈북했을 때 재산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법안 통과를 추진 중입니다.

북한 정권에 피해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 '피해보상특별법'을 입법 중입니다. 미국에는 이미 '오토 웜비어법'이 있고, 일본에도 관련법이 통과됐죠. 우리도 이 법을 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 2019년 11월 일어난 탈북 어부 강제북송 사건, 근본적인 원인 무엇이고 재발 방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탈북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강제북송해버렸죠. 제가 국정감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문제 제기했지만 현 정부에선 이게 얼마나 큰 사건인지 감지조차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정부는 북한의 주장을 따라 그들이 범죄자였다고 하는데, 탈북민은 헌법상 우리 국민이기에 보호하고 우리의 사법 테두리 안에서 판단했어야 합니다. 탈북 어부 강제북송 사건은 제가 정치인이 돼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됐습니다. 국회에 들어오기 전 시민단체에서 탈북민 구출 활동을 열심히 해왔지만, 결국 힘이 없으면 지켜줄 수 없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팠죠. 이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외교부 등 정부 당국자들에게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답변을 요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바람직한 통일정책에 관해 한 말씀 부탁합니다.

"역대 보수·진보 정권을 떠나서 우리나라 통일정책에 C학점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탈북민 생계지원 정책은 차치하더라도 국제 규범의 테두리 안에서 대북교류 정책과 북한인권 정책을 계속 병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둘은 꾸준히 가야 하는 정책인데, 정권에 따라 특정 방향으로 기우는 상황이 반복됐죠. 정권 성향과 관계없는 일관된 통일정책이 필요합니다.

통일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는 사실 청년 여러분에게 통일을 위해 무언가를 해달라고 요구하기가 미안합니다. 청년이 가진 빚도 많고 통일 후 감당해야할 통일비용도 큰데 다음 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럼 통일을 위한 노력을 누가 해야 할까요? 우리 탈북민이 전면에 나서서 역할을 감당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대한민국에 와서 참정권을 갖게 된 탈북민,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무엇이 있을까요.

"대한민국은 정말 좋은 나라입니다. 선거할 자유도 있고 안 할 자유도 있어요. 북한에선 정권의 요구대로 투표하지 않으면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갈 수도 있죠. 권리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탈북민 여러분이 참정권을 성실히 행사함으로써 우리의 미래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선거에 많이 참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