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jtbc 캡처

최근 발표된 국제금융센터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재발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제 불황 속에서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상태)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최근 국제 물류 대란으로 표현되는 이른바 ‘공급망 병목 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최근 미국과 영국 등 전 세계 주요국에서 저성장과 고물가로 대변되는 지난 1970년대 유형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재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나, 미국의 경우에는 아직 그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 우세하다”며 “다만 1970년대의 대(大)인플레이션(Great Inflation)은 아니더라도, 1960년대와 같이 성장은 둔화되고 물가는 상승하는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경기 회복 속도가 더뎌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이 일어나는 현상)이 일정 기간 이어질 가능성은 배제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2021년 10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2%로 1991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同) 기간 중 소비자 물가가 저물가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일본을 제외하고, 영국 4.2% 및 유럽연합(EU) 4.4% 등 여타 주요국에서도 소비자 물가가 높은 상승률을 시현했다.〉

보고서는 “가계의 제품에 대한 수요 급증은 해양 물류 정체와 반도체 부족 등 공급망의 병목 현상과 맞물려 소비자 물가의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노동 수요의 증가는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노동 공급이 제약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의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우려가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 대응이 용이하지 않은 ‘공급 부족’에 기인하고 있다”며 “이러한 공급 부족은 내년 공급망의 병목 현상 및 노동시장의 수급 미스매칭 해소가 이뤄질 경우 점차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이 임금 및 물가 상승의 악순환(wage-price spiral)으로 이어지면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한편 미국 바이든 행정부로서도 공급망의 병목 현상 해소를 위한 정책 지원 강화와 함께 수입 물가 상승이 야기할 수 있는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중국 등 주요 교역 상대국과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의 완화 내지 철폐를 위한 무역 협상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