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53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차기 대선(大選) 정국이 ‘가족 리스크’로 얼룩지고 있다. 여야(與野)의 대선 후보들이 아들과 부인 관련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6일 장남의 불법도박 의혹이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되자 당일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이 후보의 장남 이동호씨는 2019년부터 2년 동안 해외 포커 사이트 및 서울·성남 소재의 불법 도박장 이용 경험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후속 보도를 통해서는 이씨가 해당 커뮤니티에 마사지 업소 방문 후기를 남긴 것으로 밝혀져 ‘성매매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이 후보는 “언론 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아들이 맞다.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며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형사 처벌 사유가 된다면 당연히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 역시 입장문에서 “저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반성하며,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속죄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후보는 17일 이씨의 ‘성매매 의혹’에 대해선 “저도 알 수 없는 일이긴 한데, 본인이 맹세코 아니라고 하니 부모 된 입장에서는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시사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이틀에 걸쳐 이씨를 상습도박 및 성매매 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불법도박 의혹 사건은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에 배당된 상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이른바 ‘경력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되자 17일 오후 직접 사과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黨舍)에서 ‘국민후원금 모금회’ 발족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제 아내와 관련한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았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도 제가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아내와 관련된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받겠다. 법과 원칙에 대해서는 누구도 예외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의 부인 김씨는 언론 보도를 통해 과거 대학 시간강사·겸임교수 임용에 ‘허위 경력’으로 지원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김씨 지원서에 기재된 근무처명·수상이력·재직경력 등이 일부 사실과 다르고 증명서 등 문서 위조까지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밖에 술집 접대부 출신이라는 소위 ‘쥴리 의혹’까지 받고 있는 김씨는 최근 한 매체 기자에게 억울함을 토로하며 “지금 상당히 힘들다”고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