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일 사망, 김정은 집권 10년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 옥인교회 앞에서 북한정권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물망초

김정일 사망, 김정은 집권 10년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 옥인교회 앞에서 북한정권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9개 탈북청년·북한인권 단체들은 "김정은 집권 10년 동안 북한의 상황은 더 악화됐다"며 "탈북자들은 지난 10년이 생지옥 같았다고 울분을 토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강압 통치를 피해 탈북을 시도하다 붙잡힌 북한주민들을 정치범수용소에 갇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탄압을 받고 있다"며 "이런 시기에 우리 청년들과 인권단체는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고 행동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현 정부가 북한주민을 외면하고 김정은 정권의 편에 섰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는 자유를 찾아 온 탈북 어민이 북송돼 죽음에 이르는 사건이 2년이 넘었는데도 이에 대한 진실규명을 요청하는 국민들의 요구에 일체 응답하고 있지 않다"며 "해양공무원이 공해상에서 피살돼도 정부는 오직 꿀먹은 벙어리"라고 지적했다.

또한 "탈북자가 중국에서 목숨을 걸고 교도소에서 탈옥해 자유와 생명을 지켜달라고 외치는 데도 우리 정부는 자국민을 구하기는커녕 외면하고 있다"며 "지금 정부는 납북자, 국군포로, 탈북자 등의 인권과 생명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없이 오직 북한을 이롭게 할 대북 지원과 종전 선언만을 적대국과 논의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 단체는 "국제 사회가 대북 제재를 통해 김정은의 야욕을 제압하고 신뢰받는 국가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도 문 정부는 그 반대로만 가고 있다"며 "김정은 정권을 향해, 그리고 북한정권의 반인도적, 비도덕적인 만행을 돕고 있는 문 정부를 향해 북한인권의 개선과 탈북자의 인권 보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행사 주최 측은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옥인교회는 북한인권 운동과 관련해 의미가 있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 위치한 옥인교회는 2012년 2월 14일, 박선영 당시 국회의원(현 물망초 이사장)의 탈북자북송반대 단식농성이 무려 12일 동안 진행된 곳이다. 박선영 전 의원의 단식농성은 북한인권단체장과 탈북자들, 여러 정치인, 종교인들의 연이은 릴레이 농성으로 이어졌다. 

주최 측은 "옥인교회 앞은 북한인권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행동을 촉발시켰고 중국에 잡혀있는 인권운동가들을 중국이 석방하는 등 북한인권의 함성이 불타오른 상징적인 장소"라며 "이곳에서 우리 국민들은 탈북자에 대해 강제북송하는 반인권적 중국 정부를 향해 국제규범과 인권의 정도(正道)를 지킬 것을 촉구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안방송,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자유청년연맹, 자유탈북연대, 전국청소년희망디딤돌, 6·25국군포로유족회,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6·25공원국민운동본부, 물망초 전쟁범죄조사위원회 등 9개 단체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