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지도부·간부급 총사퇴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가 전격 해체된 가운데, 조직 개편 및 추가 인선 방향을 놓고 윤석열 대선후보의 숙고가 길어지고 있다. 이날 선대위 개편의 시위를 당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4일 “오늘 중 후보의 결단이 나올 것”이라며 “후보 및 조직 일원화 체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출범 초기부터 인선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여기에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발언을 인용한 ‘저격 보도’가 이어지면서 이준석 당 대표와 윤석열 후보 측이 ‘당과 선대위 조직의 주도권’을 다투는 형세가 돼갔다. 이어 이 대표가 조수진 의원과 불화하면서 선대위를 떠나게 됐고, ‘울산 회동’으로 봉합된 양측의 상처는 다시 파열돼 ‘돌아올 수 없는 강’이 됐다. 결국 선대위는 이런저런 잡음으로 파행 끝에 전격 해체됐다.
정가에서는 윤 후보의 리더십 부재와 윤핵관의 발호 등을 당내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도 갈등 초기 수습에 실패한 김 위원장, 자당 선대위와 후보를 겨냥한 이 대표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하고 있다. 선대위가 해체돼 관련 인사들이 전격 사퇴를 선언한 만큼,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김 위원장과 이 대표 역시 자리를 내려놓고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의 경우 윤 후보 측과 최종 협의를 거치지 않고 개편을 전격 선언한 것이 도마에 올랐다. 윤 후보 측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 ‘후보가 직접 화를 냈다, 김종인의 쿠데타다, 차기 선대위에서는 김종인을 배제해야 한다’는 식의 보도와 전언이 이어졌다. 인터넷매체 ‘데일리안’은 4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배제하고 향후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끌고 나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김 위원장이 전날 자신이 외부 일정 중인 틈을 타 선대위의 전면적인 개편과 인적 쇄신을 공론화한 데 대해 크게 분노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4일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그런 말은 묻지 말라”며 “내가 신경 쓸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를 향한 사퇴론도 거세다. 시사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최근 이 대표의 이른바 ‘성상납 의혹’을 보도했다. 이 대표를 비토하는 측에서는 해당 의혹을 거론하며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다. 또한 윤 후보 측 선대위를 비판한 이 대표의 언론 인터뷰를 ‘내부 총질’로 판단, ‘당내 갈등을 수습하기는커녕 조장한다’는 이유로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사퇴할 경우,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꾸려 당 재정비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바 있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3일 본인 블로그에 쓴 글에서 “선대위 활동에는 발을 빼면서 대표직은 유지·행사하겠다고 한다. 낯이 참 두껍다”며 “이런 식으로 간다면 국민의 여망인 정권 교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그 책임의 90%는 이준석 대표와 선대위 주요 관계자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장은 “윤석열 입당 전엔 당에 들어와야 보호한다더니 정작 입당 후 후보 보호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가”라며 “어떤 이유에서건 당 대표가 자당 후보와 선대위를 공개 비판하는 일이 과연 온당한가”라고 질타했다.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단장 김경진 전 의원은 4일 오전 ‘CBS 라디오 –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개인 의견을 전제로 “이 대표는 최근 일련의 언동과 행동으로 인해 당원뿐만 아니라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 민심의 지지를 많이 잃었다. 이 대표는 백의종군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김민전 경희대 교수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성상납 의혹을 받는 대표가 선거 기간 당을 책임진다는 것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상대 당의 공격포인트가 되기도 한다”며 “선거를 위해서도 젊은 당 대표의 미래를 위해서도 이 대표가 백의종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과 항상 선거 승리에 대해 여러 가지 논의를 한다. 그런데 지금 구체적인 역할 제안은 상의하지 않고 있다”며 “(선대위의) 전권을 가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하는 행동이 쿠데타라는 인식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자신에게 제기되는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찾아와서 말씀해주시면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후보 수행을 맡고 있는 한 선대위 관계자는 4일 《정경조선》과의 통화에서 “선대위 개편 일정의 경우, 공보실을 통해 확정이 될 것”이라며 “아직 (발표) 시간이 명확하게 정해지지는 않은 상황이다. 후보가 지금 (개편 관련으로) 계속 고민을 하고 계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종인 배제설’에 대해 “후보가 (김 위원장과의 협력을) 100% 내켜 하는 건 아니었지만, 실질적으로 아직 결정을 내린 게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사퇴론’에 대해서는 “의총에서 그런 분위기는 조금 있었던 것 같은데, 후보가 거기까지 고려하고 계시는지는 모르겠다”며 “이렇든 저렇든 이 대표가 (대표 자리를) 내려놓겠는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