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0대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여야 후보들의 각 분야 공약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집권 시 후보마다 ‘공약의 입법화’가 어느 정도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2013년 행정 전문 학술지 《한국행정연구》 제22권 제1호에 수록된 당시 신현기 서울대 박사의 〈대통령 선거공약의 입법화에 관한 연구: 김영삼~노무현 대통령을 중심으로〉라는 제하의 논문을 통해 그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신 박사는 이 논문에서 “대통령의 선거공약은 집권 이후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의제의 주요 원천이 된다. 대통령은 집권의 정당성 확보, 정치적 자본의 확충 등을 위해 선거공약의 정치적 실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며 “본 연구는 김영삼~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에 제출한 선거공약법안 834개를 대상으로, 이들 선거공약법안의 국회 통화 여부에 ‘대통령의 입법리더십’ ‘대통령의 자원’ ‘입법 환경’ 등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신 박사는 “대통령의 입법 리더십 측면에서 대통령과 여야 의원의 만남은 대통령이 의원들을 상대로 정치적 기술을 발휘하는 기회이지만, 이러한 만남의 효과가 김영삼-노무현에게는 나타나지 않았고, 김대중의 경우에는 선거공약법안의 국회 통과에 부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신 박사는 “대통령의 자원 중 입법지원 조직 규모의 확대는 선거공약법안의 국회 통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그러나 대통령 지지율이 높아질수록, 또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사설이 감소할수록 선거공약법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은 낮아졌다. 이처럼 의원들의 의사결정이 여런과 반대 방향으로 이뤄지는 것은 의원들의 ‘낮은 반응성’ 때문인데, 여기에는 대결과 갈등의 정치문화, 의원들의 제한된 자원, 중앙집권적 정당구조, 폐쇄적인 법안심의제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신 박사는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 주도한 법안과 선거공약의 일치 정도를 기준으로, 대통령의 공약 실현 노력을 분석한 피셀의 방법을 따라 ‘김영삼~노무현 대통령이 재임 중 국회에 제출한 대통령의 정책의제법안 중 선거공약법안의 비율을 분석했다”며 “그 결과 김영삼 53.3%, 김대중 57.8%, 노무현 47.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신 박사는 “대통령별 선거공약법안의 국회 통과율은 노무현이 53.2%로, 김영삼 91.6%, 김대중 84.7%에 비해 크게 낮았다”며 “노무현의 선거공약법안의 입법 성과가 낮은 것은 대통령과 의회 관계가 다른 대통령에 비해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신 박사는 “한국의 정치문화는 대통령을 가운데 놓고 정부+여당 대 야당의 대결축을 따라 극단적으로 대결하고, 갈등하는 게 지배적이다. 여기에 의원들은 제한된 시간과 전문성으로 인해 법안의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해, 대통령의 입장을 기준으로 자신의 입장을 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여야 의원들의 입장은 대통령의 입장을 기준으로 선명하게 구분된다”며 “또 중앙당이 공천권, 자금, 조직 등을 통해 의원들을 장악하는 한국의 중앙집권적 정당구조에서,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여야 대립의 정당투표가 일반화됨으로써 여론의 요구를 반영한 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제한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신 박사는 “또 대통령의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선거공약법안의 국회 통과가 어려웠다.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대통령의 자원이 소진하고, 권력 누수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이는 대통령이 최우선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일수록 가능한 임기 초반에 서둘러야 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