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오는 대선을 앞두고 청와대 및 대통령제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가 정가의 물밑에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비서들의 직제(職制) 특성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정권 출범 초기이거나 지지율이 높을 때면 청와대 비서관의 파워가 때론 내각의 장관보다도 세고 권한 또한 막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모신다는 이유로 지나친 권력 행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 또한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청와대 비서진 규모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것으로 전해진다. 세력화된 비서진은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청와대 비서, 과연 그들은 누구인가? 역대 정권은 어떤 비서들을 중용해왔는가? 2013년 발간된 《한국행정연구》 제22권 제3호 〈대통령 비서관 인사에 대한 정권별 비교연구: 비서관의 사회적 배경을 중심으로〉 논문은 역대 정권의 청와대 비서관 등용(登庸) 특징을 밝혀낸 바 있다. 이 논문은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등 총 4개 정부의 대통령 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의 지역·경력·대학·성별·정당·연령·전공 등 특성을 분석했다. 논문은 “역대 대통령들의 비서관 충원 실태를 비서관의 사회적 배경 측면에서 살펴봤다”며 “어떤 충원 기준이 강조됐는지 특징이나 정권별 차이점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대통령 비서실 인사는 장·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과는 달리 국회의 인사청문회 대상이 아니다. 직제도 법령(정부조직법 제14조, 대통령비서실 직제)에 대강의 내용만이 규정돼 있어 대통령에 의한 자의적 인선(人選)이 이뤄질 여지가 내각보다 훨씬 크다. 물론 비서실은 보좌기구로 행정부에 비해 민주적 정당성에 대한 요구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엽관(獵官)제적 성격이 다소 강하게 표출될 수 있다. 이러한 ‘엽관성’은 대통령과 같은 정치적 성향을 지닌 인사를 임명해 정책 집행에 추진력을 확보하고, 공약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행하도록 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하지만 비서관 직위가 ‘집권 과정’에 도움을 준 ‘정치적 동지(同志)’에 대한 보은(報恩)의 수단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인재풀과 검증의 부족 및 보안 유지 등의 문제로 인사의 객관성과 투명성이 담보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연유로 특정 지역·대학 출신의 ‘편중 인사 시비’가 발생하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대통령의 비서관 임명은 인사청문회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과 방향이 그대로 집약되는 행위이며, 대통령의 인사 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논문은 “우선 김대중 정부는 임기 중 광주, 전남, 전북 출신 비서관을 43% 넘게 등용한 것으로 나타나 비서관 인사에 있어 ‘정실인사’나 ‘지역주의’가 작용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김대중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대통령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정실인사나 엽관제 형식을 통해 핵심 지지 기반 지역 출신 인사들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노무현 정부는 부산, 경남 출신 비서관의 비율이 약 23%이고, 이명박 정부는 대구, 경북 출신 비서관의 비율이 역시 약 23%로 나타나는 등 김대중 정부보다는 다소 약화된 수준이지만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인사가 계속적으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며 “반면 박근혜 정부 1기 비서관의 경우, 대통령의 출신 지역인 대구, 경북 출신 비서관의 비율이 약 15% 정도이고, 다른 정부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은 충남과 강원 출신 비서관이 각 11.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서관 임명에 있어서는 다른 정부보다 지역주의적 성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논문은 “모든 정부에서 서울대 출신 비서관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특히 김대중 정부는 이 비율이 50%를 넘어, 나머지 3개 저웁가 30%대인 점을 감안하면 서울대 편중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서울대 다음으로는 각 정부별로 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 출신 비서관들이 상위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연세대 출신, 이명박 정부는 고려대 출신, 박근혜 정부는 성균관대 출신 비서관을 각각 많이 등용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이명박 정부는 고려대 출신 비서관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대통령의 출신 대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편 김대중 정부에서 조선대, 전남대, 전북대 출신 비서관의 비율이 높은 점, 노무현 정부에서 부산대 출신 비서관의 비율이 높은 점, 이명박 정부에서 영남대 출신 비서관의 비율이 높은 점은 ‘비서관 인사의 지역주의적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부연했다.

논문은 “또한 이념적으로 보수 성향인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육군사관학교 출신 비서관의 비율이 진보 성향인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보다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국가 안보를 강조하는 정권의 이념 성향이 인사에 그대로 반영됐음을 알 수 있다”며 “부가적으로는 노무현 정부에서는 고졸 출신 비서관을 임용했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해외대학 출신 비서관을 가장 많이 임용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평했다.

논문은 “전체 정권 중에서는 노무현 정부가 임기 중에 임명한 정당 출신 비서관의 비율이 약 28%로 가장 높았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가 약 14%로 가장 낮았다”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약 19%로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중 정부는 임기 당시 50대 전반(초중반) 연령대와 40대 후반(중후반) 연령대의 비서관이 각각 약 32%로 가장 많았다. 특히 다른 정권에 비해 50대 후반부터 60대 이상 비서관의 비율이 10%가 넘어 비서관의 연령대가 높았다. 반면 노무현 정부는 정권 기간 당시 40대 전반 연령대의 비서관 비율이 약 32%, 40대 후반 연령대의 비서관의 비율이 약 29%로 40대 비서관의 비율이 약 60%를 차지해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 기반인 386세대 출신 비서관을 많이 등용한 것으로 확인된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임기 당시 50대 전반 비서관의 비율이 전체의 약 43%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40대 후반대의 비서관의 비율이 29%로 노무현 정부보다 다소 연령대가 높아졌다. 

주요한 특징 중 하나로 모든 정권에서 관료 출신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인데, 김대중 정부(50.7%)에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박근혜 정부(40.4%), 이명박 정부(30.7%), 노무현 정부(24.1%) 순으로 나타났다. 김대중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비서관에 관료를 많이 등용해 엘리트를 선호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반면, 노무현 정부는 관료 비율이 가장 낮았다. 김대중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관료 출신 비서관이 많은 이유는 대통령이 비서관의 전문성을 중시해 업무 추진의 안정성을 도모하려고 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김대중 정부는 관료 출신 비서관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언론계(15.5%)와 정계(12.6%) 출신도 일정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상대적으로 정계(27.3%)와 법조계(10.1%), 시민사회단체(5.2%), 민간기업(5.6%) 출신 인사를 중용했다. 이는 법조인으로서 시민사회 활동 경력을 가진 재야 정치인이었던 노 대통령의 경력과 관계가 있으며, 비서관 구성을 다양화해 대응적 능력을 제고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다른 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계(17.3%)와 언론계(15.4%) 출신 인사를 많이 등용했다. 박근혜 정부는 상대적으로 관료(40.4%)와 학계(17.3%), 군인(7.7%) 출신 인사가 많은 반면, 언론계(7.7%)와 시민사회단체(0%) 출신 인사는 적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업무 추진 성향 및 개인적 특성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논문은 “김대중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전체 비서관 중 고시 출신 비서관이 약 50%에 달해 그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반면, 노무현 정부는 30.4%, 이명박 정부는 33.2%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고시 출신을 적게 등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박근혜 정부는 1기 비서관 중 고시 출신 비율이 약 50%에 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