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BS 캡처

최근 발표된 국제금융센터 〈인플레이션 리스크 시기 주요 안전통화의 명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및 양적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경우 국내 외환시장도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이 국제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른 이래, 주요 안전통화인 스위스 프랑화와 일본 엔화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본 보고서에서는 외환시장 측면에서 직면하는 인플레이션 리스크의 형태를 ‘미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에 따른 가파른 미국 금리 상승’으로 정의하고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부각된 2021년 2분기 이후, 주요 안전통화 중에서는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스위스 프랑화는 달러화보다 강하고, 엔화는 약한 상태”라며 “스위스·일본 모두 인플레이션율은 낮다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서로 상반되게 나타난 미 금리 상승 민감도와 중앙은행 스탠스가 환율의 진행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실수급 여건이 코로나 충격을 빠르게 극복하면서 인플레이션 리스크 헷지에 유리하게 전개됨에 따라, 금번 인플레이션 리스크 환경에서도 안전통화 기능을 견조하게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일본의 경우, 낮은 인플레이션율(가치 저장에 유리)에도 불구하고, 대미(對美) 금리 차에 대한 민감성이 유지되고 있어 최근과 같은 미 금리 상승을 동반한 인플레이션 리스크 환경에는 오히려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현재의 인플레이션 리스크 환경하에서 미국 금리 상승을 견딜 기초체력이나 통화정책 대응력이 부족한 국가는 외환시장이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현재 스위스 프랑화 이외에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통화들(이스라엘·중국·대만)은 수출이 코로나19 특수에 의해 급성장하고 있다. 반면 약세 통화(호주·태국 등)들은 수급 여건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질서 있게 통화정책을 긴축할 수 있는 경우, 환율도 안정을 유지한다. 반면 긴축을 급속하게 진행해야 하는 국가는 경기 둔화 및 금융 불안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과 한국은행의 질서 있는 선제적 통화정책 정상화를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보고서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및 양적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함께 국내 외환시장도 불안해질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