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부인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및 공무원 사적 심부름 의혹이 방송사 보도를 통해 제기된 가운데, 김씨와 관련 당사자인 배모씨가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김씨 관련 의혹은 작년 3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청 비서실 소속 7급 별정직 비서로 근무한 A씨가 KBS, SBS, TV조선 등 방송사에 제보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각사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재직 당시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5급 사무관 배씨로부터 지시를 받아 이 후보 가족과 김씨에 대한 사적 활동 의전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SBS는 지난달 28일 배씨가 A씨에게 김씨의 약(藥) 대리 처방·수령과 음식 배달 등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KBS는 도지사 의전에만 쓰게 돼 있는 비서실 법인카드를 김씨가 유용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작년 4월 배씨와 A씨가 나눈 텔레그램 대화를 근거로 "A씨가 소고기 안심 사진을 찍어 보내자 배 씨가 '가격표 떼고 아이스박스에 넣은 뒤 수내로 이동하라'고 지시한다. 성남시 수내동은 이재명 후보 부부의 자택이 있는 곳"이라며 "이런 식으로 김씨의 찬거리를 공금으로 산 뒤 집까지 배달해 왔다는 게 제보자 A씨의 주장"이라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또한 "A씨 측에 따르면, 작년 4월 A씨는 배씨 지시를 받아 자신의 카드로 구매한 소고기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있는 이 후보의 자택에 전달했다. 그리고 다음날 결제를 취소한 후 경기도청 비서실 법인카드로 재결제했다"며 "A씨 측은 '도정 업무에 쓰인 것처럼 시간을 맞춰 경기도 법인카드로 바꿔 다시 결제한 것'이라며 '김씨 측에 소고기와 식사 등을 포함해 작년 3월부터 10월까지 카드를 바꿔 결제한 사례가 열 번이 넘었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3일 김재현 상근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김씨는 공무원을 개인비서처럼 쓴 것 외에도 김씨가 경기도지사 법인카드를 유용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김씨가 개인카드로 선결제한 뒤, 다음날 도지사 법인카드로 바꿔 결제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사적 유용이고, 중대 범죄다"라고 질타했다.
김 상근부대변인은 "저녁시간대라 법인카드 사용을 할 수 없어 그랬을 수 있다. 김씨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고 자신한다면, 법인카드 바꿔치기 결제 내역을 따져보면 알 일이다"라며 "먼저 개인비서처럼 동원된 배씨 등의 출퇴근기록, 성과평가서를 내놓고, 이어서 경기도지사 법인카드와 김씨의 카드사용 내역을 밝히고 국민께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 -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실질적으로 의약품에 대한 대리수령은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반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약 대리수령 부분은 김씨가) 직접 관여되지 않은 것으로 지금 저희들이 파악하고 있다"며 "이거는 배씨하고 그다음에 그 A비서 사이에 있었던 부분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사실 관계와 진위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진위 여부를 살피기 위해서 감사 청구를 할 계획"이라며 "감사 청구를 통해서 또 진위 여부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된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대변인은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서도 "그것도 한번 사실관계를 좀 더 파악해 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일단은 '후보와 배우자께서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그다음에 배씨하고 A씨 사이에 입장의 진위 여부를 파악해야 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관련 논란이 불거지자 2일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김씨는 "배씨의 입장문을 보았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있었다"며 "그동안 고통을 받았을 A모 비서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며 "그러나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씨는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서 송구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배씨도 입장문을 통해 관련 의혹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제가 전(前) 경기도 별정직 비서 A씨에게 각종 요구를 하면서 벌어진 일들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하여 당사자인 A씨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배씨는 "면목 없게도 최근에서야 제가 A씨에게 했던 일들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돌아보았다.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며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배씨는 "A씨의 불만과 반발은 당연하다. 국민 여러분의 비판도 마땅한 지적"이라며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배씨는 "도지사 음식 배달 등 여러 심부름도 제 치기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무런 지시 권한이 없었고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A씨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다"며 "그래서 A씨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시도조차 당사자에게는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배씨는 "이 밖에도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잘못이 더 있을지 모른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진행되는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 아울러 선거운동과 관련된 자원봉사 활동도 일절 하지 않으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