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가상 영상이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 게재돼 논란이 일었다. 야권은 물론 친문(親文) 성향의 커뮤니티까지 비판 대열에 가세하자 민주당은 영상을 삭제했다. 현재 영상에 사용된 이미지가 ‘일베’ 사이트에서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해당 영상의 제목은 ‘두 번 생각해도 이재명입니다 #노무현의 편지’.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부른 노래 ‘상록수’로 시작, 그의 목소리를 흉내 낸 음성이 흘러나온다. “친애하시는 국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입니다. 참 오랜만에 뵙죠. 코로나 시기에 안부를 묻고 인사하기도 참 힘듭니다.” 이어 해당 음성은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라며 “저 노무현은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가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나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기득권과 싸워 이겨내는 정의로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제 아내 권양숙 여사님도 저와 닮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고 합니다. 정말 잘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라며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당원 동지 여러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여러분, 이낙연 후보 지지자 여러분. 우리 민족의 후예 이재명 동지와 함께 서로 화합하고 협력해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주시고 노무현이 꿈꾸는 사람 사는 세상, 가장 살기 좋은 나라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아무리 가상 연출이라지만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까지 내세운 건 지나치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후보도 과거 일베 회원이었는데, 이제 민주당은 자신들 홍보 영상에 노무현 대통령을 희화화하기 위한 일베에서 밈이 된 코알라까지 등장시키고 있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며 “그리고 애초에 비극적으로 서거하신 전직 대통령을 성대모사까지 하면서 선거에 동원하는 것 자체가, 우리 당 같으면 상상도 못할 선거기획”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같은 당 한상현 청년보좌역도 “고인의 목소리를 합성해 선거 캠페인에 쓴다니,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발상인가”라며 “민주당은 엽기적인 강령술 정치를 멈추시라. 그저 경악스럽다”고 개탄했다. 박민영 청년보좌역 또한 “민주당 선거 포기했나요”라고 질책했다.
온라인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는 “돌아가신 분에게 이러는 이유가 뭔가” “노통(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당에게 뭔 잘못을 했길래 아직도 이리 능욕을 하나”라고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클리앙, 소울드레서 등 친문 성향의 커뮤니티에서도 “노무현 재단에서 대처해야할 것 같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는 등의 비판 글이 올라왔다. 친문 성향으로 알려진 UFC 격투기 해설자 김남훈씨는 본인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딥페이크 AI 어쩌고 하더니. 노무현 대통령님 성대모사(?)로 이재명 지지선언?”이라며 “와. 진짜 정말. 당신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