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해 격노(激怒)했다. 윤 후보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현 정권 적폐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내비치자, 대통령이 직접 청와대 공식 회의 석상(席上)에서 반발의 목소리를 쏟아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19년 윤 후보의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당시 청와대에서 “우리 총장님”이라며 그를 환대(歡待)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춘추관에서 발표한 전언(傳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 참모 회의에서 윤 후보를 겨냥,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에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라며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리고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윤 후보 인터뷰 발언이 알려지자 “매우 부적절하고 불쾌하다”며 “아무리 선거라지만 선을 지키자”고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여권의 상왕(上王)’으로 불리는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또한 지난 9일 이재명 자당(自黨) 대선후보의 소통 플랫폼 앱에 올린 칼럼에서 “윤석열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 정치 보복을 선언했다. 어디 감히 문재인 정부 적폐란 말을 입에 담는단 말인가”라며 “군사독재와 지역주의의 본당(本黨)인 국민의힘, 오랫동안 자신들만의 수사권, 기소권을 남용하면서 기득권을 지켜온 일부 정치, 부패 검찰, 독재와 기득권의 그늘에서 독버섯처럼 성장해 온 일부 보수 언론, 적폐라면 그들이 쌓았지 어찌 5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검찰과 감사원, 보수언론에 시달리고 K-방역과 G10 국가를 향해 여념 없이 달려온 문재인 정부에 적폐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냐”고 일갈했다.
한편 이에 대해 윤 후보는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열린 재경 전북도민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늘 법과 원칙에 따른, 성역 없는 사정을 강조해오셨다. 저 역시도 권력형 비리와 부패에 대해서는 늘 법과 원칙, 공정한 시스템에 의해 처리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려왔다”며 “대통령님과 저와 똑같은 생각이다. 윤석열 사전에 정치보복이라는 단어는 없다”고 자세를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