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페이스북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9일 '코로나 의료 봉사'로 유세 사고 이후 선거운동을 재개한 가운데, 야권 단일화 고리로 안 후보의 '경기지사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측에서 자당(自黨) 윤석열 대선후보의 집권(執權)을 전제로, 안 후보의 정치적 미래 보장을 위해 금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도백(道伯) 후보 자리를 내어주겠다는 시나리오다. 이 과정을 원활하게 풀어나가기 위해, 양당(兩黨) 간 합당(合黨)이 전제 조건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당초 정가에서는 안 후보의 당권(黨權) 보장이나 공동정부 운영, 실질적 내각 통할권을 부여받는 책임총리 지명 등이 야권 단일화의 조건으로 오르내렸다. 이 중에서 과거 'DJP 연합'을 본뜬 이른바 실권총리설이 가장 유력하게 언급됐다. 그러나 내각제나 분권형 대통령제 등 권력구조 개헌 없이, 현재의 실질적 대통령제 하에서 총리직이란 결국 '만년 2인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안 후보 측 또한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특히 대권 야망을 가진 안 후보가 총리에 만족하진 않으리라는 분석은 국민의힘 내에서도 중론을 이뤘다. 그보다는 차라리 안 후보가 5년 뒤 차기 대권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정치적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진단이 이어졌다.

그 가운데 대두된 것이 바로 경기지사 출마설이었다. 경기지사는 관할 지역이 매우 넓고 그만큼 표밭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전국 광역지자체장 중 서울시장과 맞먹는 정치적 위상과 행정권력을 지니고 있다. 반대로 이전투구(泥田鬪狗)가 빈발하는 '여의도 정치'를 비롯해 소란스러운 중앙권력과도 거리를 두고 있어 '독립적 정치 공간'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봉건시대로 비유하자면 일종의 영주(領主)나 제후(諸侯)처럼 '독자 세력'을 구축할 수 있는 셈이다. 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나 과거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등 일련의 잠룡군(潛龍群)이 바로 경기지사 출신이다.

반면 총리직은 온전한 행정관료라면 모를까, 정치적 야심을 품은 잠룡들에게는 매력적인 자리가 아니다. 매일같이 대통령을 대신해 세부적인 국정 현안을 돌봐야 하느라 여념이 없을 뿐더러, 국회 대정부질문 등 감시의 눈도 많아서 소위 '자기 정치'를 할 만한 여유가 거의 없다. 또한 2인자 징크스로 인한 역대 '총리 잔혹사'는 반면교사로 남아 있다. 과거 김종필, 이회창, 고건에 이어 근래 황교안, 이낙연, 정세균 전 총리의 대권 실패가 이를 증명한다.

배성규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19일 본지 칼럼에서 "서울시장 후보는 오세훈 현 시장이 거의 확실하다. 하지만 경기도는 현직이 없다"며 "안 후보가 경기지사로 나가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 경기지사가 되면 2027년 대선에서 상당히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논했다. 배 위원은 "총리보다 더 확실한 독자적 세력을 키울 수 있다. 그래서 국민의힘 주변에선 안철수 경기지사 카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며 "안 후보가 원하고 윤 후보가 밀어주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안 후보로서는 명분도 얻고 실리도 얻는 카드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경진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임공보특보단장은 16일 JTBC 〈썰전 라이브〉 인터뷰에서 "(안 후보의 경기지사 출마 보장이) 오히려 저희들한테 현명한 제안이 될 수도 있다"며 "가능한 시나리오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불가론을 펴고 있다. 이 대표는 18일 'CBS 라디오 -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경기지사 경우엔 우리 당내에서 경선을 치러야 하는데 안 후보님 같은 분이 참여한다면 당대표로서 환영한다. 하지만 다른 방식이라면 당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서 선의를 바탕으로 한다고 해도, 소위 거간을 하는 분들이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