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략하면서 제국주의의 야욕을 드러낸 가운데, 소련 맹주 스탈린의 지령과 후원을 받아 6.25 남침을 자행한 북한 정권이 대남적화(對南赤化)의 본능을 다시금 드러낼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핵무기 수십 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김정은 정권은 올 초부터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대남, 대미 도발 수위를 높여왔다.
현재 미국은 우크라 사태를 본 북한이 상황을 오판해 그릇된 선택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5일 '미국의 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영 김 미국 하원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가 미국을 지켜보고 있다. 중국과 이란, 북한도 보고 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단합과 강력함, 지지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스튜어트 하원 의원도 이날 트위터에서 "중국과 이란, 북한은 악의적 의도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그들은 비난받아 마땅한 러시아의 공격에 우리(미국이)가 단호히 대응하는 것을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엘리스 스테파닉 하원 의원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은 실패했다. 이는 해외 적국들을 대담하게 했다"며 "러시아는 단지 창살의 끄트머리일 뿐이다. 중국과 북한, 이란도 상황을 살피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전날 VOA와의 통화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북한이 잘못된 계산을 하는 것이 우려된다"며 "북한이 미국의 주의가 분산되거나 과도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판단해 이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해 명확하고 강하면서도 신속하게 대응했지만, 북한 정권이 이 모든 것을 어떻게 해석할 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는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 정권이 러시아와 미국, 그리고 영국이 1994년 우크라이나가 상당한 양의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국경을 보호하기로 합의한 부다페스트 안전 보장 각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림 공화국을 병합하면서 이 같은 안전 보장을 묵살했고, 또 이번에 우크라이나 침공도 마찬가지"라며 "이로 인해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이행하도록 만드는 일이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 정권은 자신들의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하기 위해 거론하는 나라들에 우크라이나도 포함시킬 것"이라며 "과거 북한은 작은 나라들이 큰 나라들에 대항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한 이유를 리비아와 유고슬라비아, 이라크가 보여줬다고 주장해 왔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았던 수십년 동안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았음에도 이런 정당화 논리를 펴고 있다"며 "미국과 러시아가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놓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에서 이견을 보여온 가운데,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향후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러시아와의 협력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비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