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코로나 확진자 및 격리자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이 일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6일 국민의힘에서 대선후보부터 중진 정치인들까지 일제히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우려했던 문제가 현실로 드러났다. 코로나 확진·격리자분들의 사전투표에서 발생한 혼선이 그것"이라며 "저는 한 달 전부터 이분들의 ‘투표할 권리’를 확실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누차 말씀드렸다. 그럼에도 중앙선관위는 혼란과 불신을 야기했다"고 질타했다.
윤 후보는 "참정권은 방역이라는 행정적 목적으로 제한될 수 없는 헌법적 권리다. 따라서 이번 대선을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다"며 "정부와 선거관리위원회에 강력히 촉구한다. 엄중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선거관리에 만전을 기해 주시라, 3월 9일 본 투표일에 이런 혼란이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회부의장 정진석 의원은 "3월 5일 진행된 코로나 확진자들의 투표 관리가 엉망이었다. 봉함되지 않은 투표지 봉투가 비닐 봉지와 라면 박스에 담겨 이리저리 옮겨졌다"며 "특정 후보 이름을 쓴 투표지 봉투가 돌아다녔다고 한다. 헌법이 규정한 비밀투표 원칙이 심대하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정 부의장은 "코로나 확진자들은 환자들인데 한 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렸다. 본인 확인 절차가 복잡해 투표에 애를 먹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유권자들로 인해 투표가 중단되기도 했다"며 "코로나 확진자들이 밀려들자 참관인들이 겁이 나서 참관을 거부했다는 뉴스도 들린다"고 전했다.
정 부의장은 "대통령 선출은 대의민주주의 공화제의 근간이다. 대선의 공정성이 이렇게 흔들려서는 선거 후 막대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중앙선관위의 부실 편파 선거관리를 응징하기 위해서라도 3월 9일 악착같이 투표장으로 나가야 하겠다. 이 정권의 행태를 이번에도 심판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과정마저 훼손될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선거대책본부장 권영세 의원은 "부실도 지나치면 부정만큼의 혼란과 불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선관위의 사전준비가 부실하고 현장관리는 무능하며 유권자를 무시하는 완전한 종합판이었다"고 일갈했다.
권 본부장은 "중앙선관위원 7명은 대통령과 민주당, 대법원장이 추천한 친여성향 위원들"이라며 "사전투표 첫날 특정당 상징색(파란색) 장갑을 끼고 투표관리를 시작할 때부터 불안했다. 선관위와 사법당국은 왜 이런일이 발생했는지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책임질 사람은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합당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책총괄본부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번 사태는) 철저히 선거관리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라며 "어제 일부 투표소에서 진행된 현장 관리 상황은 너무나 무능하고 부실했다는 것은 선관위 스스로도 부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원 본부장은 다만 "엉뚱한 방향으로 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이를 의도적인 부정이라고 단정짓지는 않는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확보하고 선관위에 명확한 항의를 제기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것은 나중에 따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출신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사전투표에서 엄청난 부정선거가 이뤄졌다"며 "제가 그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나? 사전투표하면 그것이 투표조작에 악용된다고"라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어제 은평투표소 확진자 투표과정에서 투표용지 봉투에 이미 특정후보 표가 들어있었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그런 이야기가 쏟아져나왔다"며 "제 말이 맞았다. 모든 걸 걸고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성명을 발표, 정부와 선관위의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촉구했다. 변협은 "직접투표와 비밀투표라는 민주주의 선거의 근본 원칙을 무시한 이번 사태가 주권자의 참정권을 크게 훼손하고 전 국민적 불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국민의 주권의지가 담겨 있는 기표 후 투표용지를 종이박스나 쇼핑백, 바구니 등에 담는 등 허술하게 보관하고, 선거보조원들은 유권자가 직접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것을 막고, 자신들이 대신 받아 처리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변협은 "민주주의는 국민의 비밀·직접 투표에서 시작된다. 이번 보도된 사태는 직접투표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다"며 "국가 최고 지도자를 선출하는 대통령 선거에서 이런 방식의 선거사무 진행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선거관리위원회와 일부 우리 사회의 인식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조악하고 구태한 선거행정이다"라고 지적했다.
변협은 "정부는 지금이라도 특별대책 매뉴얼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제멋대로 투표용지를 취급한 이번 사태의 정확한 상황과 그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여 이를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신속하게 문제점을 시정하기 바란다"며 "대한변협은 추상같이 엄숙한 주권행사의 현장에서조차 미진한 준비와 대처로 전 국민적 불신을 야기한 이번 사태에 대하여, 본 투표 이전에 정부 당국의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는 물론 정확하고 엄중한 조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