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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찰위성 개발 과정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의 개량까지 추진 중인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의 본격적인 복구를 시도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아울러 지난 2019년 김정은이 '낙후된 시설 철거'를 지시한 금강산에서도 일부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한다.
11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18년 폐쇄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를 복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민간의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건물을 새로 짓는 등의 동향이 파악된 것보다 '진전된' 동향이다.
갱도를 복구한다는 것은 곧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로 풍계리 일대를 복원한다는 것과 같은 뜻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김정은은 지난 2018년 비핵화 협상의 개시를 앞두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풍계리 핵실험장이 '사명'을 다했다며 이를 폐쇄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북한은 외신 및 남한 기자들을 초청해 이곳을 '폭파'하는 것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월 미국과의 관계 재설정을 선언한 뒤 과거의 조치들을 다시 복구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지난해 영변 핵시설의 움직임을 재개한 데 이어 올해 풍계리 핵실험장, 그리고 ICBM 개발의 핵심 기지인 동창리까지 재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비핵화 협상의 '성의 있는 조치'였던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중지라는 '모라토리엄'을 철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월 철회 '검토'를 한 뒤 이를 '결정'하는 조치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방침이 섰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움직임을 노출시켜 한미 양국에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출범 이후 공고화되고 있는 한미일 대 북중러의 구도가 최근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더 심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의도적으로 미국을 '괴롭히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베이징 올림픽 종료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자 곧바로 ICBM 발사와 직결되는 동향인 '정찰위성' 발사 움직임을 보였다. 마치 미국과 대립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지원 사격'하는 모양새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동시에 대한민국의 정권이 바뀌는 때라는 것도 북한에게 다각적인 계산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금강산 관광지구 일대의 움직임이 아직 '어떤 움직임'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군의 차량과 인력 일부가 관광지구 안으로 진입한 동향이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지난 2019년 10월 금강산을 찾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오랜 기간 방치돼 '너절해진' 남측 시설을 '남측의 관계기관과의 협의 하에' 철거할 것을 지시했다. 남북은 이 문제로 몇 차례 통지문을 주고받다가 이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모든 논의와 철거가 중단됐다.
북한은 이후에도 이곳을 건드리지 않고 유지해 왔는데,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즈음해 이곳에서 모종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를 대미 관계에 이어 남북관계의 재설정과 같은 메시지 표출 의도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한편으론 올해 지방 균형 발전 전략에 따라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건설 사업을 진행하는 것과 연계가 된 다목적 포석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소식통은 이에 대해 "일련의 동향에 대해 단기간 내 북한의 의도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 역시 단시일 내에 '결론적'인 행동을 하기보다 여러 가지 판단 하에 다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불과 2주 사이에 선보인 움직임은 한반도 정세를 일단 냉각되게 만들기에는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