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퇴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문재인 정권이 임기 말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정부 산하기관 각종 이사·감사·위원 자리에 ‘알박기 인사’가 내려지고, 귀금속으로 제작된 최상위 훈장인 ‘무궁화대훈장’ 셀프 수여도 예정돼 있어 세간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건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현직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식으로 탐탁지 않은 듯한 반응을 보이는 식이다. 여기에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공약으로 공실로 남게 되는 청와대 활용 의사까지 내비치는 등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역대 최소 표차로 대선에 석패한 집권세력이 대권을 놓기 싫어 몽니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비서진 출신 등 현 정권의 알박기 인사는 대선 직전인 지난달 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간 한국수력원자력은 이사회를 개최,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현 정재훈 사장의 1년 연임을 의결했다. 대통령 재가를 거치면 정 사장의 임기는 새 정부 임기 내인 내년 4월까지 이어진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김제남 전 수석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이밖에 윤도한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한국IPTV방송협회장에, 임찬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은 지난 10일 한국가스안전공사 상임감사가 됐다.

문 대통령 부부는 퇴임을 앞두고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무궁화대훈장을 ‘스스로 받을’ 예정이다. 이 훈장에는 금·은·루비·자수정 등 다양한 보석이 들어간다고 한다. 한 세트당 6800여만 원, 총 1억3600여만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논란이 일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셀프 수여가 아니라 상훈법 제10조의 법률 집행 사항”이라며 “이 같은 대한민국 최고 훈장을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여한 바가 없으니 상훈법 규정도 무시하고 스스로 받지 말라는 것인지 언론은 주장의 논점을 명확하게 해달라”고 반발했다.

박 수석은 17일 ‘MBC 라디오 – 김종배의 시선 집중’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최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이 취소된 이유로 ‘인사권 갈등’을 지목하자 “인사권은 분명하게 (문) 대통령이 갖고 계신 것이다. 왈가왈부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현 정권 청와대가 한국은행 총재 지명권을 윤 당선인 쪽에 넘기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5월 9일까지 임기인데 인사권을 문 대통령이 하지 누가 하나, 상식 밖의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박 수석은 윤 당선인의 이 전 대통령 사면 건의에 대해서도 “결정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7일 윤 당선인 측이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비게 될 청와대를 우리가 쓰면 안 되냐’는 식으로 말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미 설치·운영·보강돼 온 수백억 원의 각종 시설이 아깝다”며 “(새 정부가)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 테니”라고 밝혔다. 그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에 전혀 의견이 없다”면서도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다”고 일제 강점기 사례를 빗대어 윤 당선인 측을 조롱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5년 전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며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옮기겠다’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오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뭐라 말할 텐가”라며 “자신들이 하면 옳은 일이고 다른 이들이 하면 어떻게든 생채기를 내고 싶은 ‘내로남불 DNA’를 버리지 못한 모습이다. 임기를 불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특유의 조롱과 비아냥으로 일관하는 탁 비서관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