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1년간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1년간 집값 전망’을 물은 결과 51%가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오를 것’이라는 답변은 18%, ‘변화 없을 것’은 22%, ‘의견 유보’는 9%로 조사됐다. 작년 6월, 3년 만에 하락 전망이 상승 전망을 앞섰고, 이후 11월까지는 조사할 때마다 격차가 커졌으나, 올해 들어 기류가 바뀌었다. 하락론은 10년 내 최다 수준(60%대 후반)에서 급감, 상승론은 저점(10%대 초반)에서 반등했다.
지난 2017년 6·9 부동산 대책 이후 관련 대책이 나올 때마다 주요 관심 지역 집값은 일시적 침체 후 폭등·과열 현상이 반복됐다. 집값 전망 조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2018년 9월 집값 상승 전망 50%, 2019년 12월 55%, 2020년 7월 초 61%로 매년 높아졌고 이후 2021년 9월까지 정부가 어떤 대책을 발표하건 등락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상승 전망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2019년 3월(20%)이었다.
현 정부는 출범 후 부동산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고, 작년 한 해 가파르게 상승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올해 1~3월 3.5%에서 멈춰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는 12월 15일 사상 최고치인 4.34%에 달했고, 이후 하락해 지난 3월 15일 기준 3.53%다.
주택 임대료와 관련해 향후 1년간 전월세 전망 대해서는 33%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30%는 ‘내릴 것’, 28%는 ‘변화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9%는 의견을 유보했다. 선행 질문인 집값 전망은 여전히 하락론 우세지만, 주택 임대료 전망은 상승·하락·보합론 비중이 엇비슷하다. 이는 임대 시장에서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전세의 월세화 등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한국갤럽은 분석했다.
임대료 상승론은 무주택자가 많은 저연령대에서 강하게 나타났다(20대 49%, 70대 이상 15%). 비싼 집값에 내 집 마련은 난망하고, 고금리 여건에서 전세보증금 대출이나 월세를 감당해야 하는 주택 임차인의 처지를 반영한 결과로 추정된다. 직전 부동산 경기 침체기라 할 수 있는 2013년부터 2017년 사이 집값 상승론이 30% 안팎일 때 임대료 상승론은 50% 내외였다.
한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27%가 ‘잘하고 있다’, 47%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 정부 후반기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작년보다 부정 평가가 늘었다. 부동산 정책 긍정률은 20~50대에서 20% 내외, 60대 이상에서 40% 내외다. 집값 상승·하락론자(20%대 중반)보다 보합론자(38%)의 정책 긍정률이 더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