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민 10명 중 8명이 자녀를 ‘경제적 부담’으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인 전 세계 주요 도시 15곳 중 최하위였다. 또 10명 중 6명이 우리 사회에 대해 ‘공정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도시 중 불공정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외국인 신뢰도 조사에선 10명 중 약 5명이 외국인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와 한국리서치의 조사 결과를 단독 보도한 30일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 시민의 81%는 ‘자녀가 부모의 경제적 부담’이라는 문항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자녀는 기쁨’이라는 응답은 68.1%였다.
이번 조사는 ‘아시아인의 가족과 행복’을 주제로 서울·뉴욕·베이징·도쿄·파리·하노이 등 세계 주요 도시 15곳에 거주하는 만 18~59세 시민 1만500명(도시별 700명)을 대상으로 작년 말 설문 형식으로 진행됐다.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서울이 42.3%로 15도시 중 최하위였다. 1·2위인 베이징(84.9%)과 인도 뉴델리(80.3%)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자녀가 ‘인생의 기쁨’이라는 응답은 68.1%에 그쳤는데 자녀를 ‘기쁨’보다 ‘부담’으로 여기는 답이 많은 도시는 서울과 도쿄(기쁨 60.1%, 부담 65%)뿐이었다. 그 차이는 서울이 더 컸다. 이는 우리나라 출산율을 세계 최저로 끌어내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서울 시민의 ‘삶의 만족도’ 또한 15도시 중 최하위였다.
또 ‘우리 사회가 공정한가’라는 질문에 서울 시민의 60.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인 15국 대도시 중 ‘불공정하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열심히 일하면 결국 성공한다’고 답한 비율은 24.3%에 그쳤다. 56.7%는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배경이 좋아야 한다’고 했다. 노력보다 배경이 중요하다고 보는 도시는 서울이 유일했다.
외국인 신뢰도 조사에선 서울시민의 8.9%만이 ‘외국인을 신뢰한다’고 답했다. 48.3%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15국 주요 도시 중 최하위 수치를 기록했다. 뉴욕의 경우 44.3%, 런던은 43.6%가 외국인을 믿는다고 했다. 베이징도 29%가 ‘신뢰’를 택했다.
낯선 사람에 대한 거부감은 서울이 가장 높았다. 서울의 71.4%는 ‘낯선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6.4%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