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焦 燥
*태울 초(火-12, 2급)
*마를 조(火-17, 3급)

일반 국어사전에서 ‘애가 타서 마음이 조마조마함’이라고 정의한 ‘초조’란 한자어는 겉으로는 속을 알 수 없으니, ‘焦燥’라 써서 그 속뜻을 풀이해 봐야 속이 후련하고 기억이 잘 된다. 

焦자는 새[隹]를 불[火]에 ‘굽다/태우다’(roast)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그 모습을 본뜬 것이다. 隹(새 추)가 발음 요소란 설도 있으나 분명한 증거가 없다. 후에 ‘애태우다’(worry; fidget)는 뜻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燥자는 불을 지펴 열을 가하여 물기를 ‘말리다’(dry up; make dry)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불 화’(火)가 의미 요소로 쓰였다. 喿(울 소)가 발음 요소로 쓰인 것은 操(잡을 조)도 마찬가지다. ‘마르다’(dry)는 뜻으로도 쓰인다.

焦燥는 ‘애를 태우고[焦] 마음을 졸임[燥]’이 속뜻이다. 이렇듯 속뜻을 알고 나면 속이 시원해진다. 속뜻을 풀이해 놓지 아니한 일반 국어사전의 정의식 풀이는 이해가 어려워 볼수록 답답하기만 하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

아무튼 남 때문에 초조한 일은 있을 수 있어도, 나 때문에 남이 초조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오늘은 순자(BC 313-238)의 명언을 가슴에 아로새겨 보자. 

“예의는 남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 근본이다.”
禮以順人心爲本 - 荀子.

[첨언]
한자어는 자물통 같지만 한자라는 열쇠만 있으면 쉽게 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