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철을 맞아 '창덕궁 달빛기행'이 시작된다.
문화재청은 오는 4월 29일부터 6월 20일까지 매주 목요일에서 일요일 사이 '2021년 창덕궁 달빛기행'이 창덕궁의 밤을 밝힐 예정이라고 알렸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이 공동 주최하며, 5월 6일부터 9일 사이에는 '궁중문화축전'과 연계해 운영된다. 1일 4회(19시20분, 19시40분, 20시, 20시20분) 운영되며, 회차당 25명 정원으로 100분간 진행된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에서 펼쳐지는 대표적인 고품격 문화행사로, 12년째 참여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창덕궁 야간 탐방 프로그램이다.
은은한 달빛 아래 청사초롱으로 길을 밝히며 창덕궁 곳곳의 숨은 옛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후원을 거닐며 밤이 주는 고궁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특히, 지난해 시범운영으로 진행되었던 '존덕정 일원'을 올해 탐방 구역으로 정식 추가해 기존 달빛기행과 차별화된 탐방을 즐길 수 있다.

존덕정 일원은 한반도 모양의 연못 관람지(반도지)를 중심으로 존덕정, 관람정, 폄우사, 승재정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특히, 인조 22년인 1644년에 세워진 존덕정에는 정조가 지은 글 '만천명월주인옹자서(萬川明月主人翁自序)'가 걸려있어 평생 왕권 강화와 개혁 정치를 위해 노력했던 정조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달빛기행의 묘미였던 부용지와 주합루의 숨 멎는 풍경을 배경으로 후원을 찾은 국왕과 왕비의 산책 모습(재연 배우)도 만나볼 수 있어 보다 살아있는 궁궐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2021 창덕궁 달빛기행' 입장권은 오는 23일 오후 2시부터 인터넷에서 예매 가능한다. 1인당 2매까지 사전예매를 통해 참여할 수 있으며 1인당 요금은 3만 원이다. 인터넷 예매가 불편한 장애인을 비롯해 국가유공자는 1인당 2매까지 전화(☎1599-9640)로 예매할 수 있다.
◇ 주요 동선 소개
창덕궁의 달밤을 거닐며 다채로운 왕실 이야기를 전문가의 해설로 듣는 달빛 산책, 그리고 전통음료를 곁들인 전통예술 공연, 청사초롱과 은은한 달빛 아래서 만나는 때 묻지 않은 자연은 다녀간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더욱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창덕궁 달빛기행의 숨은 감상 요인을 주요 동선을 통해 알아보자.
첫 번째 장소: 돈화문
창덕궁 달빛기행의 첫걸음은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敦化門)에서부터다. 한 조당 25명으로 구성된 참가자들은 손에 청사초롱을 들고 어둠에 잠겨있는 궁궐의 고요한 침묵 속을 헤쳐 나간다. 돈화문은 광해군 1년(1609년)에 새로 지은 것으로 현재 창덕궁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다.
두 번째 장소: 금천교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금천교(錦川橋)는 현존하는 궁궐 안 돌다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조선 태종 때 건축된 것이다. 참가자들은 금천에 비친 달을 벗 삼아 창덕궁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세 번째 장소: 인정전
창덕궁의 정전(正殿)으로서 왕의 즉위식, 조회, 외국 사신의 접견 등이 이루어지던 정무 공간이다. 조선조에는 8명의 왕이 이곳에서 즉위식을 올렸다
네 번째 장소: 낙선재
낙선재는 헌종 13년(1847) 후궁 김씨의 처소로 지어진 뒤 덕혜옹주와 영친왕비인 이방자 여사가 거처하는 등 주로 왕실 여성의 거주공간이 되어왔다. 조선 왕실의 몰락과 궁중 여성의 한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아름답지만 슬픈 공간이다.
다섯 번째 장소: 상량정
낙선재 후원에 우뚝 서있는 육각형 누각으로 상량정에서 바라보면 남산타워와 함께 도심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대금의 깊은 소리와 함께 보름달에 소원을 빌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여섯 번째 장소: 부용지·부용정
부용지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천원지방)’의 우주 사상에 따라 조성된 왕실 연못이다. 이 부용지에는 보물 제1763호인 ‘부용정’이라는 亞(아)자 모양의 정자가 반쯤 물에 떠 있듯 축조되어 있는데 한국 정자 건물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꼽힌다.
일곱 번째 장소: 불로문
불로문은 하나의 통돌을 깎아 세운 것으로 ‘늙지 않는 문’이라는 그 이름처럼 왕의 무병장수를 축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여덟 번째 장소: 존덕정 일원
존덕정 일원은 한반도 모양의 연못 관람지(반도지)를 중심으로 존덕정, 관람정, 폄우사, 승재정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특히 인조 22년(1644년)에 세워진 존덕정에는 정조가 지은 글 <만천명월주인옹자서>가 걸려있어 평생 왕권 강화와 개혁 정치를 위해 노력했던 정조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아홉 번째 장소: 연경당
연경당은 효명세자가 일반 양반가의 집을 모방하여 궁궐 안에 지은 120여 칸의 집이다. 고종과 순종 시절에 연회 공간으로 자주 사용되었다는 점에 착안하여 창덕궁 달빛기행에서는 이곳에서 다과를 제공하고 우리 전통예술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