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님 오신 날’이었던 19일 전남 광양시 백운산와 울산 울주군 농가(農家)에서 반달가슴곰이 나타났다. 멸종 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된 반달가슴곰은 천연기념물 제329호다.
반달곰들은 같은 날 오전에 광양과 울산에서 각기 목격됐다. 오전 9시 57분경 백운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데크 길에서 한 등산객이 어슬렁거리는 반달곰을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소방 당국은 경찰과 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 등과 협력, 반달곰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반달곰은 국립공원연구원이 2018년 러시아에서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放飼)한 4살 수컷 ‘RM-68’로, 지난 5일과 8일 백운산에서 먹이활동을 하다 지난 13일 민가(民家)로 내려와 닭장을 훼손하기도 했다.
광양에서 반달곰이 발견된 지 1시간 뒤쯤 울산에서도 또 다른 반달곰이 나타났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에 의해 5시간여 만에 포획된 이 반달곰은 무게 70㎏의 3~4살 암컷으로 발견 당시 배가 고픈 듯 먹이활동에 집중하고 있었다.
온순한 성격의 반달곰은 소방대원들의 접근에도 경계심을 갖지 않고 오히려 재롱을 부리듯 주변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대했다. 나무를 타고 오르며 사람들이 던져준 바나나를 얌전히 받아먹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귀에 발신기가 없는 이 반달곰이 인근 사육 농가에서 탈출한 개체로 보고 이동 경로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