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韓中) 축산·사료업계를 개척한 선구적(先驅的) 경영인으로 평가받는 이정주 전 코휘드 회장(현 한협원종 회장)이 제주도 생활기를 담은 수필집 《솔섶에서 별을 따다》(조선뉴스프레스)를 펴냈다.
이 회장은 대학에서 사료학을 전공하고 다국적 기업인 미국 애그리브랜드 퓨리나 난징법인장과 영국 ABN 회사의 중국 총괄 CEO를 역임했다. 이후 2003년 배합사료 제조업체인 주식회사 코휘드를 창설, 중국 내 공장 5곳과 반추동물연구소 및 1만두(頭) 규모의 젖소 목장을 경영했다. 한국경제 매거진 《머니》는 그를 “‘신화’라는 표현과 ‘개척자’라는 표현을 함께 써야만 설명할 수 있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고, 시사월간지 《월간조선》은 그의 사업 성공 스토리를 소개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미래의 기업인상, 한중 기업경영대상 특별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지닌 ‘성공한 기업인’으로 세간에 알려져 있다.
이번 수필집은 이 회장의 제주 보금자리인 ‘솔섶(소나무 숲을 이르는 제주 방언) 코지 하우스’의 7년의 세월과 풍경을 ‘섬세하고 생동하는 문체’ ‘선명하고 아름다운 사진’으로 담아냈다. 은퇴 후 서정시인(抒情詩人)이자 사진작가(寫眞作家)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 회장은 제주의 명물과 각종 생명체, 솔섶에서 자라나는 기화요초(琪花瑤草)와 변화무쌍한 삼라만상(參羅萬像)을 유려한 필치로 그려냈다.
이 회장은 책 서문에서 “소나무와 섶섬을 품고 있어 솔섶이요, 튀어나온 땅 모양새가 곶(제주어로 코지)이라 ‘솔섶 코지 하우스’라 이름을 붙였다”며 “큰개물과 엉커물 사이 살포시 자리 잡은 솔섶은 한남동 스페이스 J와 함께하는 나의 또 다른 공간”이라고 했다. 그는 “수시로 찾아와 쉴 수 있고, 그간 접하지 못했던 자연과 대화하며 책도 읽고 글도 쓸 수 있는 솔섶 하우스는 내게 최고의 보상”이라며 “틈틈이 내려와 온몸으로 느꼈던 솔섶의 생태계와 공간 미학을 이 책에 담아 가족, 지인들과 공유하고자 펜을 들었다. 삶에 지쳐 번민하고 살아오면서 무언가 회한에 사로잡힌 이들이 있다면 모두 솔섶으로 오라”고 예찬했다.
‘나의 삶과 꿈 그리고 신뢰경영’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이 회장의 30년 경영철학의 진수(眞髓)를 담고 있기도 하다. 제4부 ‘지난 경영활동을 돌아보며’ 섹션에는 ▲직원의 성공이 회사의 성공이다: 인간-신뢰-자율 경영 ▲대리점 사원에서 글로벌기업의 CEO, 그리고 매출 3000억의 중견기업을 일궈낸 지난 40년의 회한 ▲기억에 남는 중국에서의 위기를 기회로 삼은 사건들 등 이 회장의 경영 30년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 회장은 “(현업 시절) ‘인재 제일 원칙’에 따라 나는 장기 근속자에 대한 예우를 충분히 하는 데 힘을 쏟았다. 5년, 10년, 15년 단위로 부여되는 장기 근속자에 대한 포상 및 예우는 회사 경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며 “나는 목표의식, 책임의식, 주인의식 없이 일하는 것을 가장 경계해 왔다. 말단 직원부터 기업 총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임직원은 특히 명확한 ‘목표의식’을 갖고 일해야 회사가 제대로 운영되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책 출간 소식에 각계의 명사(名士)들이 선뜻 추천사를 보내왔다. 이문호 LG재단 이사장은 “성공한 사람의 자랑 이야기가 아니라 개인으로, 사회인으로, 뜻있는 삶을 살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이 될 듯하다”고 했고, 황우석 교수는 “저도 저의 벗 이정주 회장처럼 중동 사막 속에 저의 솔섶을 일구어보고 싶다”고 했다. 신문선 축구해설가는 “파도 소리를 음악으로, 시로 가슴에 가득 담고 사는 사람이 바로 친구 이정주 회장”이라고 했고, 지성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태어나서 25년 배우고 35년 일하고 그리고 40년 봉사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상적인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꼭 이 책을 권하고 싶다”고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