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서울 중구 명보아트시네마에서 '제1회 서울 락스퍼 인권영화제'가 열린다. 미국, 영국, 터키, 일본, 러시아, 폴란드 등 6개국 8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자유를 꿈꾸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번 영화제는 서울 락스퍼 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명보아트시네마가 주관하며, 이장호 감독이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락스퍼영화제 조직위원장인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은 "21세기는 가치 중심의 시대"라며,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는 미·중갈등도 사실은 '갈등'이 아니라, 자유·인권·정의라고 하는 가치를 다방면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21세기적 몸부림"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이런 시대에 자유·인권·정의를 기치로 한 락스퍼영화제가 기획, 개막되는 것은 기쁜 일"이라며 "이 영화제에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오는 4일 금요일 오후 5시 열리는 개막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전·현직 국회의원 등 각계각층 내·외빈들과 영화 관계자들, 시민들이 참석해 영화제 개막을 축하할 예정이다. 개막작을 응원하기 위해 일본대사관에서 마쯔다 참사관이 참석한다.

개막작은 요코타 메구미의 납북사건을 다룬 일본 영화 '메구미에 대한 맹세'이다. 이 영화는 13살 어린 나이에 일본에서 북한으로 납북됐다 돌아오지 못해 납북피해자의 상징으로 불리는 요코타 메구미의 납북과정과 송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메구미에 대한 맹세'는 일본에서 3개월간 상영 중이다. 이 영화는 다음 달 유엔에서 미국, 호주, 유럽연합, 일본 공동주최로 열리는 온라인 납북자 심포지엄이 열리는 데도 영항을 미쳤다.
둘째날인 5일 토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나치의 박해를 받는 추기경이 이유도 모른 채 감옥에 갇혀 고문과 수모를 겪는 영국 영화 '죄수(The Prisoner)'가 상영된다.
이어 오후 2시 30분부터는 물망초 전쟁범죄조사위원회 주최로 '한·일 양국 기억속의 납북자'란 주제의 특별 인권세미나가 열린다. '메구미를 위한 맹세'를 만든 노부시 쇼 감독과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 대표로 있는 아라끼 가즈히로 타쿠식대 교수가 영상 증언을 통해 일본 납북자의 실태와 해결 전망에 대해 발표한다.
한국 측에서는 납북피해 가족 최병희씨가 납북 가족으로 살아오며 겪은 아픈 사연을 증언한다. 최씨는 북한과 김정은을 상대로 부친의 강제납북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3월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승소판결을 받았다.

같은 날 오후 4시에는 6·25전쟁 중 전쟁 고아를 키운 터키 군인의 이야기, 이들이 60년 만에 재회하는 감동 실화를 다룬 터키 영화 '아일라(Ayla)'가 상영된다. '아일라' 상영 시에는 터키 대사관에서 무관 등이 대거 참석, 피로써 맺어진 두 나라 사이의 우정과 전장 속에서 피어난 인간애를 교감하는 민간외교의 장이 열릴 것이다.

이어 오후 6시 30분에는 생명 존중과 낙태 문제를 다룬 미국 영화 '언플랜드'가 상영될 예정이다.
제66주년 현충일이기도 한 영화제 마지막 날 오전 10시 30분에는 러시아 감독이 만든 북한인권 다큐멘터리 영화 '태양 아래'가 상영된다.

이어서 오후 12시 20분부터는 스탈린 시대에 우크라이나에서 자행된 대학살을 담은 캐나다 영화 '홀로도모르', 오후 2시 20분에는 2019년에 만들어진 폴란드 영화 '미스터 존스'가 상영된다. '미스터 존스' 상영 후에는 피오트르 오스타셰프스키 폴란드 대사가 참석, 관람객들과 함께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예정이다.

이어서 탈북여성들로만 구성된 물망초합창단의 폐막 공연 후에는 김정남 암살사건을 다룬 미국 다큐멘터리 영화 '암살자들'이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영화제 측은 "호국보훈의 달, 6월을 시작하며 세계 각국의 인권영화 8편을 통해 부침이 심한 이 나라에도 하루 빨리 참다운 자유, 정의, 인권이 자리 잡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