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초 승인한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가 나왔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젠과 일본의 제약사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아두카누맙’(상품명 애드유헬름)이다. FDA가 치매 치료제를 승인한 것은 2003년 다국적 제약사 엘러간의 메만틴 이래 18년 만이다.
FDA는 7일(현지 시각) 아두카누맙이 임상시험에서 인지 능력 감소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입증됐다며 판매를 승인했다. 단 시판 후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4상 시험을 한다는 조건이다. 기존 약들이 기억력 감퇴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이었다면, 아두카누맙의 효능은 질병의 진행 자체를 늦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노인성 치매는 전 세계 치매 환자 중 60~70%를 차지한다.
아두카누맙은 노인성 치매의 원인으로 꼽히는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에 결합, 이를 제거하는 항체(抗體) 단백질로 만들어졌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원래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단백질이다. 그러나 세포에서 떨어져나와 덩어리인 ‘플라그’를 생성하면 그 독성(毒性)으로 되레 신경세포를 손상한다. 신경세포가 파괴되면 기억력·사고력 등이 약화(弱化)한다.
FDA는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은 효능에 대해 아직도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면서도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 쌓이는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한다는 점에서 환자에게 중요한 효과를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어 (아두카누맙을) 허가하기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4주 간격 주사제(注射劑) 형태로 투여되는 아두카누맙은 1회 투여 시 4312달러(약 480만 원)의 비용이 든다. 1년 투여 시 약값은 5만6000달러(약 6230만 원) 수준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