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조선일보DB

공부한 만큼 성적이 안 나와 고민인 학생이라면 일단 책을 덮고 하루 정도는 푹 쉬는 게 좋겠다. 자주 휴식을 취하는 것이 뇌기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신경질환및뇌졸중연구소(NINDS) 연구진은 “인간의 뇌는 쉬는 동안 빠른 속도로 재생된다. 짧은 휴식만으로도 뇌신경 재생 속도를 20배 이상 높일 수 있다”며 “휴식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익히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저널인 셀 리포트(Cell Reports) 6월 8일자에 실렸다.

연구진은 휴식과 기억력 간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오른손잡이인 20~30대(代) 남녀 33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 머리에 뇌파 검사 장치를 씌웠다. 이어 왼손으로 컴퓨터 키보드에 10초 동안 ‘41324’라는 숫자를 가능한 한 많이 입력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10초 시험 후, 10초를 쉬고 다시 숫자 입력을 반복했다. 또 한 번은 10초 휴식 없이 연속으로 같은 작업을 했다. 오른손잡이 참가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손(왼손)으로 반복적인 동작을 얼마나 빨리해내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그 결과 10초 단위로 쉰 경우에는 숫자 입력 속도가 느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휴식 없이 연속으로 작업한 경우에는 회를 거듭할수록 입력 동작이 느려지는 것이 관찰됐다. 실제 뇌파를 분석한 결과 휴식할 때 뇌신경이 재생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뇌신경은 50ms(밀리초)라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재빠르게 재생됐다. 연구진은 “연속으로 작업할 때보다 20배 이상 빠른 속도”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리어나도 코언(Leonardo G. Cohen) NINDS 박사는 “숙면(熟眠) 시 기억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는 이전에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깨어 있는 동안 갖는 휴식의 효과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 자주 쉬어주면 기억 기능을 담당하는 해마와 대뇌피질 간 연결성이 강화돼 기억력이 향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