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축구 스타' 손흥민 선수의 멋진 경기력을 기념하는 '메달(Medal)'이 나왔다. 원형과 지폐 모양 2종으로 각각 금·은 재질로 만들었으며 손 선수의 포효·드리블·세리머니 장면 등을 새겨 넣었다. 가격은 금메달의 경우 200만~300만 원대고, 은메달은 10만 원대다. 재질과 모양에 따라 차이가 난다. 7700개 한정으로 수익금 중 일부는 손 선수 뜻에 따라 국내 유소년 축구 발전 기금에 쓰인다고 한다.
메달은 어떤 이의 공로·성과를 치하(致賀·다른 이가 한 일에 대해 칭찬을 표하는 것)하고 특정 사건·행사를 기념하고자 금·은·동 등 금속에 여러 가지 모양을 새겨 넣은 공예품(工藝品)이다. 보통 '시상(施賞) 메달'은 스포츠 경기나 경진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참가자가 상장·트로피처럼 칭찬의 의미로 받는 기념 물품이다. '달리기 넘버원' 이봉주 선수가 마라톤 대회에서, '피겨의 여왕'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 경기에서 받은 바로 그 메달을 떠올리면 된다.
그렇다면 앞서 손 선수의 활약상을 새겨 넣은 메달은 또 뭘까? 그건 바로 한국조폐공사가 정기적으로 제조하는 '기념 메달'이다. 우리나라의 화폐, 즉 지폐와 동전을 발행하는 게 주 업무인 조폐공사의 부업(副業), 판매 수익을 거두기 위해 만드는 일종의 기념품이라고 보면 된다. 당대를 빛낸 다양한 인물과 기관, 문화재 등을 새겨 넣기 때문에 나름의 문화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 수량이 한정된 예술품이라는 점, 특히 금메달의 경우 값어치가 높다는 점에서 수집·투자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조폐공사는 1975년부터 정부 기관의 각종 기념 메달, 장기근속 메달, 아트·홍보용 메달을 제조해왔다. 박항서 감독, 이중섭 화가, 윤동주 시인 등 예체능계 인물부터 박정희 대통령 취임,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등 국가 행사를 기념하는 메달을 만들기도 했다. 고대 신화 속 군신(軍神) 치우천왕, 조선 왕실의 어보(御寶·임금의 도장이자 국권의 상징),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의 저서 '목민심서(牧民心書)' 등 전통 역사물부터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EXO),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주인공 송중기 등 대중문화 인물을 소재로 삼기도 했다. 우리나라 독립운동·광복·건국을 기념하는 메달, 공룡·참매·호랑이·장수하늘소 등 희귀 동물과 천연기념물을 새겨 넣은 메달도 나왔다. 조폐공사는 다음 달부터 올해 말까지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2차, 한국의 대표 화가 시리즈 2차(박수근), 2022년 호랑이의 해 십이지지(十二地支) 기념 메달 등을 제조할 계획이다.
조폐공사는 2019년 기념 메달 판매 수익으로만 매출 919억 원을 달성했다. 내년에는 매출 1000억 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손 선수 메달처럼 사회 공헌 차원에서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기도 한다. 2019년 '김수환 추기경 선종(善終·착하고 거룩하게 삶을 마침) 10주기 기념 메달' 수익금 3000만 원은 불우 이웃 돕기에 쓰였다.